경제·금융

6.13 선거 이후의 과제

6.13지방선거 결과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두고 민주당과 자민련이 참패한 것은 국민의 심판이 얼마나 냉엄한 것인지를 말해준다. 이번 선거결과에 담긴 메시지는 집권층의 부정과 부패에 대한 국민적 응징이다. 48.9%라는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선거는 월드컵 축구의 열기에 가린 면도 있지만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게 한다. 4년전 완승을 거두었던 수도권에서 광역ㆍ기초 단체장을 불문하고 민주당이 완패한 것이나 호남지역에서 유별나게 무소속후보가 약진을 보인 것 등은 호남민심조차 민주당에 등을 돌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민련에 대한 심판도 같은 맥락이다. 텃밭인 충청권에서 충남지사 1명만을 당선시킨 것이나, 전국정당의 지지율에서 신생 민노당 보다 못한 것으로 나온 결과는 자민련의 구태정치에 대한 등돌림이라고 하겠다. 민주당의 노무현대통령후보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국민의 채찍질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저와 민주당은 다시 태어나는 각오로 스스로를 개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뼈를 깎는 노력을 강화할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정부와 민주당은 그 동안도 무수히 뼈를 깎았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이 선거패배 인책이나 대선후보 재신임 문제로 내분이나 벌인다면 존립기반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현정부와 민주당은 IMF졸업, 경제성장세의 지속 등 경제적 실적도 괜찮은 편이고,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을 통해 남북긴장완화에도 공헌했다. 월드컵축구대회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김대중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안겨주기도 했다. 권력형 비리는 이 같은 치적들을 송두리째 날려버렸다. 이는 권력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교훈이 돼야 한다. 한나라당도 이번의 압승이 민주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선거가 총선거였다면 일당독재체제가 등장할 뻔 했다는 여론을 두렵게 여겨야 한다. 당선자들은 무엇보다 청렴의 실천을 제일의 과제로 삼기 바란다. 2기 자치단체장 가운데 20%가 비리에 연루됐고, 특히 광역단체장은 30%나 그랬다. 이 같은 사태는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 이번 선거에서 50%미만의 투표율에 50%미만의 득표율로 당선?사람이 많다. 유권자의 25% 미만의 지지로 당선된 셈이다. 이는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덜 됐을 가능성을 크게 하는 것이다. 국회는 주민소환제의 도입과 주민감사청구제도를 개선해 비리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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