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에 섹스심볼이었던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여배우 소피아 로렌(73)이 뮤지컬 ‘나인(Nine)’에 출연한다. 이탈리아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가 감독하고 미남 배우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가 주연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수상작인 ‘8과 1/2’을 원전으로 한 이 작품에서 로렌은 주인공 귀도(대니얼 데이 루이스)의 죽은 어머니 혼령으로 나와 자장가를 부른다. ‘나인’에는 ‘장밋빛인생’의 마리옹 코티야르와 니콜 키드만, 주디 덴치 등 로렌과 루이스처럼 오스카상을 받은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로렌은 “이탈리아 사람으로서 뮤지컬 출연은 내 꿈을 성취한 것”이라며 “나는 음악을 사랑하며 어렸을 때 진저 로저스와 프레드 애스테어가 춤추고 노래하는 뮤지컬을 즐겨 봤다”고 최근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로렌은 지금까지 60년 가까운 연기생활을 통해 총 100여편의 영화에 나온 정력가다. 볼륨 큰 몸매를 지닌 섹스 심벌이었지만 연기도 잘해 1961년 남편 칼로 폰티가 제작하고 비토리오 데 시카가 감독한 ‘두 여인 (Two Women)’으로 오스카 주연상을 탔다. 이탈리아 감독 중에서 로렌이 가장 가깝게 일한 사람은 데 시카다. 로렌은 1954년 ‘나폴리의 황금’으로 시작해 데 시카와 20년간 함께 일 했는데 마스트로이안니와 공연한 14편도 모두 데 시카의 작품. 로렌은 “그는 아버지처럼 모든 것을 가르쳐 준 사람”이라며 “둘 다 나폴리 출생으로 얼굴 표정만 봐도 서로를 이해할 정도”라고 말했다. 로렌은 또 ‘나폴리에서 생긴 일’에서 함께 촬영했던 클라크 게이블에 대해 “그는 촬영을 하다가도 오후 4시가 넘으면 자주 시계를 봤다”면서 “5시 정각에 알람이 울리면 촬영 중인데도 가차 없이 세트를 떠났다”고 회상했다. 이제 할머니가 된 로렌은 자신의 미의 비결에 대해 “삶에 대해 즐거운 것을 생각하고 내면의 평온을 찾는 것”이라며 “자식들이 커 손주들을 보게 되는 것은 신의 선물이며 바로 그것이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