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생명산업 리더] 뉴로테크 곽병주 연구소장

"세계적 뇌놀증치료제 개발 자신""지난 97년 뇌신경계 전문가들로 연구팀을 구성, 치료제 개발을 지원해줄 대기업ㆍ제약회사를 물색하다가 포기했죠. 벤처 붐이 일기 전인데다 후보약물을 확보한게 없어 반응이 차가웠거든요. 그래서 형님(곽병선 사장)과 함께 뉴로테크(www.neurotech-pharma.com)라는 생명공학 회사를 차렸지요. 가시밭길의 시작이었어요." 최근 중외제약에 뇌졸중치료제(NEU2000)와 녹내장치료제(NEUs) 후보물질을 라이선싱한 뉴로테크의 곽병주 연구소장(아주대 의대 교수)은 "벤처기업 기술의 미래가치를 평가해 투자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국내에서 신약을 개발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곽 교수는 과학기술부 국가지정연구실(NRL)인 '아주대 뇌졸중ㆍ치매 중재요법 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국내 뇌신경계 질환 연구분야의 대표주자. 오영준(연세대)ㆍ윤성화(아주대)ㆍ주천기(가톨릭대)ㆍ최의주(고려대)ㆍ한평림(이화 여대) 교수 등과 '드림팀'을 구성, 뇌졸중ㆍ치매 동물모델 및 치료약물을 개발하는 정부의 G- 7(선도기술 개발), BK(두뇌한국)21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고 있다. 뇌졸중은 ▦혈전ㆍ심장수술 등으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뇌세포가 죽는 허혈성뇌졸중(85%)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15%)로 발생하며 절반 가량이 한달 안에 사망하거나 신체마비ㆍ언어장애 등 후유증에 시달린다. 곽 교수에 따르면 뇌졸중이 일어나면 NMDA 수용체를 통해 칼슘이온 등을 뇌세포 안으로 들여보내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glutamate)의 농도가 평상시의 50배까지 증가, 칼슘독성으로 세포들이 죽어간다. 혈전용해제 등으로 막힌 뇌혈관을 개통할 때 발생하는 독성물질(활성산소종), 뇌손상 후 신경 말단에 있는 아연이온이 주변 신경세포로 전이되는 과정도 뇌세포 사멸을 초래한다. "뇌졸중으로 뇌신경세포가 사멸하는 메커니즘을 흥분ㆍ산화ㆍ아연독성이 일어나는 3가지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죠. 따라서 세 과정을 차단하는 복합적인 약리기전이 있고, 뇌세포에 약리성분을 잘 전달하면서도 독성문제가 없는 'NEU2000'은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어요."세계 뇌졸중 치료제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추산되지만,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곽 교수는 진통소염제로 사용되는 '아스피린'이 흥분독성과 아연의 유입을 막아 신경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발견,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이어 장염ㆍ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는 아스피린 유도체인 '설파살라진'이 산화독성, 허혈성 뇌경색과 망막신경세포 사멸(녹내장)을 억제한다는 점도 알아냈다. "설파살라진의 약점을 보완, 낮은 농도에서 약효를 발휘할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1년 반 동안 아주대 윤성화 분자과학과 교수팀과 200여종의 유도체를 합성, 신경세포 보호효과가 탁월한 'NEU2000'과 만날 수 있었지요. 약리성분이 혈뇌장벽(blood brain barrier)을 통과해 뇌세포 안으로 잘 전달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지요." 곽 교수는 NEU2000이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외상성 뇌손상, 루게릭병과 파킨슨병 치료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로테크는 중외제약의 투자로 1년여 동안 진행될 해외 전임상시험에서 NEU2000이 좋은 결과를 얻으면 다국적 제약회사에 라이선싱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대양창업투자ㆍKTBㆍ우리기술투자로부터 투자를 유치, 지난해 17억원을 들여 아주대 안에 부설연구소(163평)를 마련했다. 곽 교수는 "한평림 교수팀이 진행 중인 알츠하이머성 치매 모델동물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있어 치매치료제를 선보일 날로 멀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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