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12월 15일] 中 경제의 아슬한 줄타기

중국은 지금 도처에 버블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4월부터 세 번째 주택매입 금지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았는데도 집값은 떨어지기는 커녕 되레 올라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70개 주요도시 주택가격은 하반기에도 계속 상승세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집값은 지난해 초부터 오르기 시작해 2~3배씩 뛰어있는 상태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완커의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량이 전월의 두 배나 치솟았다고 한다.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설탕∙목화 등 상품 선물시장에 투기자금이 몰려들며 이들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했다. 이들 농산물 선물가격은 다시 현물가격을 부추기고 있고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며 인플레 비상 국면을 만들고 있다. 쓰촨성 출신으로 베이징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농민공인 린모씨는 "최근 식료품 물가가 2배 가까이 올랐다"며 "먹고 살기가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개설된 중국판 나스닥시장인 차스닥에는 기업상장으로 한몫 챙기려는 투기자금들이 벌떼처럼 몰려들고 있다. 이런 터라 지난주 말 폐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경제를 옥죄고 있는 '버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가 나오기를 기대했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내년도 경제정책의 청사진은 물론 내년부터 시작되는 12차 5개년경제개발계획의 첫 단추를 꿰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주목됐다. 하지만 매우 모호한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상당수 전문가들은 정부가 과연 경기 연착륙의지가 있는 것인지를 의심하고 있다. '적극적이며 안정적이고, 신중하면서 유연한 거시정책'을 펴기로 했다는 게 그것이다. 3일 열렸던 공산당 중앙정치국 경제공작회의에서는 통화정책의 '신중한' 기조 전환을 선언했지만 이 같은 문구도 보이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내년도 그때그때 상황을 감안, 신축적 대응을 하며 성장과 인플레이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요량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계 경제역사가 증명하듯 버블을 제때 잡지 못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잃는 심각한 후유증이 도래한다. 지난 1980년대 개혁개방을 시작한 중국은 지난 30여년간 저비용에 기반한 수출주도 경제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제성장 방식 전환의 기로에서 산업자본이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급속히 유입되며 버블이 양산되고 있다. 대표적 예로 경제발전의 주역이었던 국영기업은 본업을 제쳐두고 당장 돈 되는 땅 매입과 부동산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영기업에 대한 부동산 대출 중단 등 특단의 조치를 꺼내 들고 있지만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상당수 국영기업의 사장들이 힘 있는 고위 당 간부 출신이거나 든든한 '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올해 은행대출 목표치를 7조5,000억원을 잡았지만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채까지 포함하면 10조위안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조5,000억위안을 초과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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