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음식과 성(性)의 상관관계는 높게 평가됐다. 중국 고서 예기(禮記)에는 "음식과 남녀에는 인간의 큰 욕망이 있다(飮食男女, 人之大慾在焉)"고 전해 내려온다. 그래서 식욕(食慾)과 색욕(色慾)을 뜻하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를 통틀어 '음식남녀'라고 한다. 인사동 아트사이드에는 선비의 기품이 담긴 전통적인 문인화와는 차별화 된 중국 작가 리진(李津ㆍ49)의 신 문인화를 만날 수 있다. 여백이라곤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묘사된 그림을 찬찬히 뜯어보면 모두 인간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얼큰하게 취해 눈빛은 몽롱하고 정신은 황홀하며, 자유로이 거닐며 여유를 즐기고 있는 남자와 세상물정 모르고 바보스러운 표정을 한 통통한 여인들의 눈빛에는 은밀한 색욕이 가득하다. 남자 주인공은 작가의 자화상이다. 자신의 인생을 기준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의 작품이 눈길을 끄는 것은 지금까지 중국 문인화가 표현해 내지 않았던 감각을 표현해 냈다는 점이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중국 미술의 열풍이 이어지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런던ㆍLAㆍ시애틀ㆍ홍콩 등 세계 각지에 소개되면서 그의 독특한 표현기법은 '수묵화의 진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전시장에는 수묵담채로 그린 이색적인 문인화 38점이 걸려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작가의 얼굴을 찾아보는 재미도 이색적이다. 전시는 27일까지 (02)725-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