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명사의 골프엿보기] 짙푸른 신록의 계절

金基胤 맨파워코리아사장골프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절기다. 이맘때만 되면 주변이 온통 푸르디푸른 녹색물결이다. 푸른 초원에서 마음껏 휘둘러 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어려운 주변환경으로 주중모임은 절제하며 가끔 토요일 오후를 택해 그나마 체력을 조절하고 있다. 몸관리를 게을리해 체중이 늘어난다든지 계속된 술자리 등의 이유로 몸의 컨디션이 문제가 있다 싶으면 여지없이 골프스윙에 영향이 온다. 지난 1년간 미국의 「맨파워」사와의 합작회사 설립준비로 꽤 분주하게 보냈다. 때문에 연습을 거의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끔 중요한 모임에 참석하게 될 때는 몹시 부담스럽다. 행여 모처럼의 분위기를 나의 잦은 미스샷의 결과로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면 때로는 결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동반자와 함께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스코어와 상관없이 가끔 장타의 「나이스 샷」을 만끽하는 것도 골프의 묘미다. 아무리 훌륭한 프로골퍼라도 미스 샷은 있기 마련이다. 아마추어, 특히 주말 골퍼들의 미스샷은 적당히 애교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골프는 가장 예의 바른 사교운동이며 항상 동반자와 함께 하는만큼 상대를 위한 마음가짐과 기본적인 몸관리는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 집에서라도 가벼운 스윙운동으로 감각을 유지하고, 당일 티업시간 최소한 30분전에는 미리 도착해서 간단한 워밍업으로 퍼팅연습과 스윙연습으로 게임을 준비하는 여유스러움과 자신감을 갖고 임한다면 상대방과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었다고 본다. 얼마 전 미국 상공회의소모임에서 「스크램블」게임을 한 적이 있다. 20여 팀이 일시에 각 홀에서 동시 출발해 각 팀별 성적을 내는 것인데 팀원중 드라이버, 아이언, 퍼팅의 가장 좋은 위치를 선택해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한팀 모두가 한마음으로 서로를 조언해주며 그야말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라운드를 마쳤다. 스코어는 2언더였으나 우승은 9언더를 한 팀에게 돌아갔다. 흔히들 드라이버가 잘 맞으면 아이언이 안되고 아이언이 잘되면 퍼팅이 안된다고들 한다. 드라이버, 아이언, 퍼팅 3박자가 잘 맞으면 그날 성적은 당연히 최고일 것이다. 모두에게 부담스럽지 않고 특히 각자의 장점을 살려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다면 행여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해도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그날 따라 가금씩 보슬비는 내렸지만 산자락마다 운무와 비구름이 내려앉아 골프장의 전경은 실로 한폭의 동양화로 장관이었다. 이날 골퍼들은 대부분 외국인으로서 한국의 아름다운 경관을 마음껏 즐겼으리라 본다. 또한 우리의 독특한 탕문화로 온탕, 냉탕 등을 오가며 모든 피로를 풀고 한잔의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며 골프의 즐거움을 만끽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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