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BS금융지주서 발빼는 외국인

당국의 회장 퇴진 요구에 대규모 매도… 주가 급락


지난해 하반기부터 견조한 실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던 BS금융지주 주가가 금융 당국의 이장호 회장 퇴진 요구에 급락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금융 당국 규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지난 5일 금융 당국의 이 회장 퇴진 요구 소식이 알려지자 BS금융지주 주가는 급락하며 전일 대비 7.64% 하락한 1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정확히 1년 전 1만1,550원에서 꾸준히 상승해오다 지난달 29일 1만6,25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며칠 만에 급락한 것이다. 이날 외국인이 41만7,000여주, 기관이 10만여주를 팔았으며 개인은 51만여주를 사들였다. 결국 이날의 주가 하락은 외국인이 이끈 셈이다.


이한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금융 당국이 은행의 지배구조에 개입하는 것을 규제로 보기 때문에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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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번 금융 당국의 이 회장 퇴진 요구에 대해 찬반이 엇갈린다. 당국의 요구가 무리하다고 보는 쪽은 은행의 실적에 문제가 없고 지역 출신 인사가 많은 것은 오히려 지방은행의 네트워크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은행의 실적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번에 거론된 점들은 '문제'가 아니라 '장점'으로 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볼 때는 오히려 지방은행이 갖는 장점을 흔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당국의 요구가 합당하다고 주장하는 진영은 지역 출신이 아닌 특정 학교 출신 인사가 대거 중용됐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른바 부산상고-동아대 라인으로 이 회장이 이 학교 출신이다. 백운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문제가 돼왔던 것이 곪아 터진 것"이라며 "지역 밀착이 아닌 특정 학교 밀착으로 심각한 지배구조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 당국의 조치에는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향후 주가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경남은행의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BS금융이 이번 사건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서 연구원은 "민감한 시기인 만큼 경남은행 인수전에도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주가 측면에서도 금융 당국이 경영권에 개입하는 모습이 나타난 만큼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매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사실상 BS금융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것으로 굳어져가던 판도에 중요한 변수가 나타났다"며 "지배구조 개입에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이는 외국인들이 급격히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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