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0월28일] 美의회 금주법 가결

현진건은 그의 소설 ‘술 권하는 사회’에서 몹쓸 사회가 술을 권한다고 탄식했다. 일제시대 애국적 지성들이 절망하고 술을 벗삼게 돼 어쩔 수 없이 주정꾼으로 전락한 책임은 바로 술 권하는 사회에 있었다. 사회가 술을 권하기는 요즘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가 음주강국 대열에 낀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지난 26일 밤 재선거에서 승리한 야당이나 완패한 여당이나 술 마시지 않고 맑은 정신으로 보낼 수는 없었을 게다. 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탄생했다. 기원전 3000년께 이집트 유적에 맥주 양조 기록이 있는 걸로 봐서는 훨씬 이전부터 인간은 술을 만들어 마신 것으로 추측된다. 1880년부터 미국의 양조산업이 번창하기 시작했다. 전국적인 판매ㆍ운송망을 갖춘 양조사업자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바로 금주운동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1912년부터 본격화된 금주운동은 급기야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인에 대한 증오심과 반감으로 이어졌고, 금주운동은 더욱 격렬하게 벌어져 금주법까지 만들어졌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비토에도 불구하고 1919년 10월28일 금주법 발안자인 앤드루 볼스테드 의원의 18차 수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이듬해 1월20일부터 효력이 발휘된 금주법은 결과적으로 보기 드문 악법이었다. 이 법률 때문에 술을 밀수ㆍ밀송ㆍ밀매하는 갱 조직이 날뛰게 됐다. 말 그대로 광란의 1920년대였다. 금주법 시대의 미국은 잇달아 오직 사건이 터지는 등 정치적으로 대단히 부패해 있었고 금주법을 비웃듯 대도시에는 무허가 술집이 많이 생겼다. 영화 ‘대부’의 배경도 바로 이 시대였다. 결국 금주법은 1933년 수정안 제21조로 폐지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