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에 파병 된 한국군의 근무수당이 다른 참전국에 비해 지나치게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정부는 미군기지를 제주도에 유치할 것을 요청하고, 북한에 공작원을 보내는 방안 등에 대해 미국측과 심도 있게 논의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외교부가 26일 발표한 베트남 전쟁 관련 문서에 따르면 미국이 브라운 각서 9항에 따라 주월 한국군에 지급한 해외수당은 1969년 말 현재 1억3,000만달러 가까이 지급됐지만 “타국에 비해 지나치게 염가로 파월대가로는 최소한이며 필수적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수당은 1970년 2월 미 상원 사이밍턴 청문회에서 ‘용병’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추후 국내에서는 수당 일부를 경제개발비로 전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사이밍턴 청문회에서 주월 미군의 1인당 비용은 1만3,000달러인 반면 파월 한국군은 5,000달러, 필리핀 비전투원은 7,000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전이 한참 진행되는 1968년 제1차 한ㆍ미 국방각료회담에서 당시 최영희 국방장관은 “일본에서 미군기지 철거요청을 하는데 한국에 이동해 올 것을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2차 회담에서는 임충식 국방장관이 “제주도에 공군기지와 해군기지를 만들어 줄 것을 제의한다”며 미군기지의 제주도 유치 의사를 거듭 밝혔다.
특히 최 국방장관은 제1차 회담에서 “현재 공작원을 북한에 보내지 않고 있으나 앞으로 해야 할지 모른다”며 “북한에 첩자를 보내는 것은 가능하다. 한국은 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브라운각서를 통해 파월 국군병력을 대체하는 국내 보충병력 정비ㆍ훈련 수요재정을 전액 부담하기로 당초에는 약속했지만 실제 정산과정에서는 베트남전에서 쓰던 장비를 취득가의 56% 가량의 비용으로 한국에 떠넘겼다.
월남 파병의 전체적인 효과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군사원조 증가분이 10억달러, 미국의 한국군 파월 경비 10억달러, 베트남 특수 10억달러, 기술이전 및 수출진흥지원 20억달러 등 총 50억달러의 외화수입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미 공개할 문서 선별작업에 착수, 10월 중 월남전 문서 2,200쪽 정도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