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에서는 한국경제에 대한 희망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사건(?)들이 일어났다.
지난 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세계적인 정보통신(IT)기업인 인텔 본사에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의회의원, 공무원, 이화수 한국노총 경기본부 의장이 함께 방문했다.
경기도에 첨단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미한 이들은 난시 팔민테레 인텔 사장과 외자유치 협상을 진행했다. 특이했던 점은 노동관계자가 직접 외자유치에 나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노동사에 사례가 별로 없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화수 의장은 인텔뿐 아니라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3M, 자동차부품 회사인 하니웰 등 8개사 회장과 최고경영자(CEO)를 며칠간에 걸쳐 만나 경기도 투자유치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자들에게 노사평화와 업무협조의 약속을 전달하며 투자유치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도는 지난 일주일 동안 3억8,000만달러의 투자유치 실적을 기록했다. 경제 살리기에는 노와 사가 따로 없고 너와 내가 남이 아니다라는 인식의 전환이 미국 CEO들의 사고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또 있었다. 지난주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해 콧대 높은 미국 정치인들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북한 문제가 이 지경이 된 것은 북한의 약속 불이행도 원인이지만 미국이 94년 제네바합의의 대부분을 지키지 않은 것도 무시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을 찾은 경제관료와 국회의원들이 입을 맞춘 앵무새처럼 한미동맹 공고, 반미감정 반감 등을 외치고 다녔지만 권 의원은 한국에 퍼져 있는 반미감정과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적나라하게 밝혔다.
뉴욕 투자자들은 ‘새로운 진실을 발견한 느낌’이라며 아낌없는 박수와 악수로 화답했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미국정책에 숨죽이며 동의하는 관료들보다는 말은 어눌하지만 올바른 현실인식과 해결방안을 제시한 권 의원에게 투자자들은 더욱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미국 투자자들의 고정관념을 깬 이화수 의장이나 미국 정계에 한국 사람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한 권 의원과 같은 ‘반가운 사람들’의 미국 행렬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