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을 인수해 회생시킨 뒤 이를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민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벌처펀드) 설립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가능해진다.
이에따라 현재 금융기관(채권단)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방식이 내년부터는 M&A(기업인수·합병) 전문가집단을 통한 부실기업 매매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는 22일 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 및 세제지원 근거 등을 명시한 산업구조고도화촉진법 제정안이 지난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에서의 입법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2월부터 구조조정회사 설립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이 회사의 설립자본금은 100억원 이상으로 반드시 정부에 사전등록해야 하며 자본금의 10배 범위내에서 채권을 발행해 소요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의 정부안이 확정됨에 따라 철강업체 등 국내 기업과 외국계 투자펀드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인천제철 동국제강 연합철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이 공동으로 구조조정전문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 왔다』며 『구조조정회사를 통해 동일업종내 부실기업을 정리하고 회생가능 기업을 지원하는 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캐나다계 베어스턴스 및 미국계 DLJ, 카길인베스트먼트, 로스차일드등 대형 외국계 펀드들도 국내 M&A 전문회사 및 컨설팅사와 제휴해 구조조정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M&A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가 자금을 동원하고 국내 컨설턴트사는 기업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형태의 파트너십 체결이 크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구조조정 방식이 사적 이익을 노리는 벌처펀드에 의해 부실기업을 사고 파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