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는 16일(한국시간) 끝난 밸스파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주 이니스브룩 리조트의 코퍼헤드 코스(파71·7,340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패트릭 리드, 숀 오헤어(이상 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3차 연장전에서 버디로 승부를 갈랐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6위에 올랐다.
지난 2013년 존디어 클래식에 이은 스피스의 투어 통산 2승째. 두 번째 우승에 대해 크게 반색하는 것은 1940년 이후 PGA 투어에서 만 22세가 되기 전 2승을 거둔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로버트 가메스(미국)만이 달성한 기록적인 일이다. 더불어 스피스는 전체 프로 대회로 따지면 최근 5개월 사이 3승을 올리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는 지난해 말 원아시아 투어 호주 오픈과 PGA 투어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챌린지에서 쟁쟁한 강호들을 잇달아 따돌렸다.
미국 골프계는 '골프황제' 우즈와 연관을 짓고 있다. 공통점도 꽤 있다. 스피스는 US 주니어아마추어선수권에서 두 차례 우승해 우즈(3승)와 유일하게 멀티플(복수) 챔프로 기록됐다. 아마추어 시절 PGA 투어 대회에 생애 처음 출전했던 나이도 만 16세로 우즈와 같다. 지난해 처음 경험한 마스터스에서는 최종일 선두를 달리다가 버바 왓슨(미국)에게 우승을 내주고 공동 2위를 차지했다. PGA 투어에서 거둔 2승 모두 압박감이 큰 연장전 끝에 수확해 강한 정신력도 입증한 셈이다. 격정적인 우승 세리머니도 우즈와 닮았다.
미국의 '젊은 피' 22세 스피스와 25세 리드의 접전은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우즈, 그리고 필 미컬슨(45) 등 미국의 기존 주축들이 무기력한 상황에서 반가운 장면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스피스는 라이언 무어(미국)에게 1타 뒤진 2위로 출발해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13번(파3)과 14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7번(파3)과 18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치고도 멋지게 파를 지킨 그는 리드·오헤어와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과 16번홀(파4)에서 3명 모두 파를 기록해 승부가 나지 않았고 스피스는 세 번째 연장전이 벌어진 17번홀에서 9m 거리의 긴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뒤 포효했다. 상금은 106만2,000달러(약 12억8,000만원). 스피스는 "이번 우승이 세계 1위라는 장기 목표를 향한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라면서 "메이저대회를 앞두고 큰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선두였던 무어는 1타를 잃고 5위(8언더파)로 밀렸다. 이로써 PGA 투어에서는 8개 대회 연속으로 3라운드 선두가 최종일 역전을 허용했다. 또 3라운드 선두가 최종 라운드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지 못한 것도 10개 대회째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