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다양해진 금 상품… 투자 한번 해볼까

금값이 이미 많이 올랐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금관련 펀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내달 미니 금선물거래소가 문을 열고 2012년에는 금현물거래소를 개장하는 등 금관련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 최근들어 금값이 약간 조정을 받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헤지 차원에서 자산 가운데 일부분을 금에 투자할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미 너무 오른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어서 선뜻 투자하기가 망설여 지는 것도 사실이다. 금을 통해 이익을 보려면 가격과 상품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최근 공급(생산)에 비해 월등히 많은 글로벌 수요로 인해 당분간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단기적으로 너무 올랐다는 조정론에 이르기까지 의론이 분분하다. 상품으로서도 현물과 선물거래 방식과 함께 펀드나 ETF, 예금 등 판매형태 뿐만 아니라 각종 부가 세금과 거래수수료에 대해 고려하는 것도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하다. 국내 금 시장은 그동안 뒷골목에서 거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유통중인 금의 60~70%가 밀수한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는 금에 대한 투자를 금은방에서 반지나 목걸이를 사는 것으로 이해한 개인도 적지 않다. 현물ㆍ선물 거래소가 추진되고 각종 파생상품 등이 시장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이 같은 '뒷금'거래를 막고 유통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다. 자산관리 시대를 맞아 하나의 투자상품으로서 금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에 노력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건전한 판단과 행동도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 현·선물거래서 펀드·ETF 까지 등장 "주식하듯 편리하게"
"달러가치 떨어질수록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헤지도 가능"
자산관리·분산투자로 관심 커져
내달 '미니 선물거래소' 개장
2012년엔 '현물시장' 도 개설
글로벌 경제의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달러가치 하락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헤지 기능이 있고 달러가치가 떨어질 수록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조정이 이어지고 부동산이나 다른 파생상품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태라 개인투자자들도 자산관리와 분산투자 차원에서 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좀 비싸지만 현물 금을 거래하는 것 외에도 최근 들어 주식에 투자하듯 간편하게 사고 팔 수 있는 펀드나 ETF까지 나와 금 투자가 한결 손쉬워졌다. ◇금값 중기 상승 추세 지속될까=금값이 온스(31.1g)당 1,200달러선을 넘어섰다가 최근 밑으로 떨어졌지만 금에 대한 고점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융위기를 감안, 더 오른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당분간 조정이 불가필 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값은 지난 6월18일 온스당 1,265.80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2000년초 300달러 대에서 10년만에 무려 4배가 오른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일시 주춤했던 금값은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말 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섰고 최근엔 1,200달러까지 돌파하기도 했었다. 금값이 오르는 것은 수요와 공급에서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대세다. 금의 생산량은 일정한데 이를 원하는 수요자는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정부나 개인들이 자산으로서 금을 사들이고 있는데다 산업의 발달로 공업용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투기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수급의 균형이 깨어진 것이다. 물론 금도 상품인 만큼 급등후유증이 없지는 않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말이 그런 경우인 데 몇달 동안에 20~30%씩 일시에 조정을 받은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로 치면 세번째 조정이 지난달부터 나타나 8일 현재 1,198.02달러로 다시 내려앉았다. 이런 조정이 얼마나 이어질지 새로운 반등이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국내외 상황을 봐서 금값이 당부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안정균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큰 틀에서 볼 때 달러약세, 인플레이션 헤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등에 따른 최근 금값의 상승은 자연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상품시장연구부장은 “가격의 상승압력 요인이 더 우세한 상황이긴 하지만 최근의 과열분위기에서는 상황의 급반전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공격적인 투자엔 신중할 필요가 있고 리스크 관리에 치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물ㆍ선물거래, 펀드 등 관련상품 다양=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금 관련 투자상품이 나오고 있다. 직접 현물로 금을 살 수도 있고 선물(先物)이나 펀드를 통해 차익을 확보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 현물로 금을 사려면 증권사나 은행에서 골드바(금괴) 형태로 구입할 수 있다.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이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으며 일부 은행들도 중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물 금을 사고파는 거래소 시장은 형성돼 있지 않다. 정부는 2012년에야 ‘금 현물 거래소’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금 선물 시장은 현재 한국거래소에 있다. 하지만 거래단위가 너무 크고 실물을 인수해야 하는 결제 방식이어서 실제 거래가 극히 부진하다. 낮은 유동성이 다시 유동성을 축소시키면서 지난해 1년동안 1,731계약이었던 거래량이 올해 1ㆍ4분기에 34계약(1계약은 4,8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해외의 금 선물 시장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금선물 거래에 대한 수요가 결코 적지 않다는 반증이다. 국내 증권사를 통해 해외 거래소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해외 금선물 거래는 올해 1ㆍ4분기에만 벌써 8만6,589계약으로 지난해전체(18만9,112계약, 총 195억달러 규모)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현ㆍ선물 거래시장과 함께 펀드 등 증권사가 판매하는 금 관련 파생상품도 있다. 금 펀드는 금 가격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파생형 펀드와 금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가 있다. KB스타골드특별자산ㆍPCA골드리치특별자산 등 파생형 펀드가 지수상품이고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ㆍ블랙록월드골드증권투자신탁 등은 주식형 상품이다. 금 ETF는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현대 HiShares Gold 특별자산투자신탁’이 운용되고 있는데 런던거래소와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금 ETF를 편입한 재간접 ETF다. 실물인 금을 예금하는 금예금(골드뱅킹) 상품도 있다. 예금을 하면 그 자금으로 금을 매입하고 수익에 따라 금리를 지급하는 데 국민은행ㆍ신한은행ㆍ기업은행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금 관련 테마주로는 LSㆍ고려아연ㆍ애강리메텍 등이 있는 데 이들은 직접 또는 자회사를 통해 금을 생산하고 있어 금값 상승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달 미니선물거래소 개장, 시장 확대=아직 국내에서의 금 투자가 쉬운 일은 아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에 따르면 금관련 펀드는 38개나 되지만 이중 16개만이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이고 100억원 이상은 단 1개뿐이다. 은행에 증권사까지 골드바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현물 매입자는 많지 않다. 그나마 예금형식의 골드뱅킹 잔액이 3,500억원 정도 될 뿐이다. 금 투자를 꺼리게 하는 첫번째 요인은 환리스크다. 금은 대부분 해외에서 사온다는 점에서 환율이 금값 형성에 핵심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에 환율이 급등락하면서 달러 기준의 금 가격은 올랐지만 원화로는 손해를 보는 경우도 나타났다. 세금과 수수료 등 부대비용도 부담이다. 거래수수료가 5% 붙고 현물 금 직접 구입자가 인수하고자 할 때는 부가가치세 10%도 있다. 금값이 15% 올라야 본전인 셈이지만 이는 대부분 투자자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거래소가 8월 개장을 목표로 ‘미니 금 선물’시장 개설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이다. 기존의 금선물 거래단위를 10분의1로 축소, 100g 단위로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물론 이것도 1계약에 500만원 내외의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래도 급증하는 해외에서의 금 선물 거래수요를 흡수하고 국내시장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한국거래소측은 내다봤다. 정부는 오는 2012년에는 금 현물 시장을 한국거래소에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현재는 은행ㆍ증권사 등 개별 중개기관 별로 이루어지는 현물 금 거래도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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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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