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FRB "초저금리가 투기성 거품 유발 우려"

이달 정례회의서 제로금리 부작용 가능성 첫 언급<br>졸릭 世銀총재 "자산버블이 세계경제 위협" 경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로금리의 장기화가 투기성 거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FRB가 기준금리를 지난 3월 제로 수준(0~0.25%)으로 낮춘 후 저리금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FRB 내부에서는 매파(물가안정 중시론자) 성향의 일부 지역 연준 총재들만이 고용시장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긴축정책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원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경고해왔다. 24일(현지시간) 공개된 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FRB 간부들은 3∼4일 열린 11월 정례회의에서 제로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언급했다. 의사록에서는 "초저금리가 금융시장에서 과도한 투기를 유발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참석 위원들은 "비록 그렇게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이러한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록은 그러나 중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인플레이션 우려는 크지 않으며 달러화 하락도 지금까지는 '질서정연하게' 진행돼왔다고 평가했다. 또 달러약세를 틈탄 투기적인 거래(달러캐리 트레이드)가 기승을 부릴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당시 위원들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초저금리발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경제회복의 길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로 수준의 금리 동결에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또 초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한다는 기존 통화정책 방향도 수정하지 않았다 미국은 완전한 경제회복을 위해 초저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할 처지이지만 기축 통화국인 미국의 제로금리 장기화는 달러약세와 이에 따른 투기성 거래인 '달러캐리 트레이드'를 초래해 이머징마켓의 자산 버블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25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의 '자산 버블 위험성을 경계해야'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자산 버블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며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되는 아시아국가들은 자산 거품에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졸릭 총재는 특히 과잉 유동성발 자산 거품은 전세계 경제회복의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자산 거품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초래해 수출 주도의 아시아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독일과 중국 재무부는 지난주 FRB의 초저금리가 자산 가격을 부풀리고, 결국에는 글로벌 경제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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