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22일] 삼일고가도로 개통

[오늘의 경제소사/3월22일] 삼일고가도로 개통 한때는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근대화의 상징으로 포장돼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오히려 삶을 방해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들을 자주 본다. 대표적인 게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청계천 복개도로와 청계고가다. 도시미관을 핑계로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고 그 위에 교각을 세워 하늘을 가렸던 청계고가는 당시 서울의 명물이었다. 청계로 위에 140개의 육중한 교각을 세워 만든 청계고가는 착공 17개월 만인 1969년 3월22일 개통됐다. 폭 16m, 총연장 3,756m의 논스톱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로 총공사비 15억3,000만원, 연인원 10만명이 동원됐다. 이후 청계고가와 남산1호터널을 연결하기 위해 삼일고가가 1969년 11월 착공돼 1970년 8월 모습을 드러냈다. 청계고가 개통으로 도심부의 동서간 소통시간은 대폭 단축됐다. 또 종로와 을지로의 교통소통도 한결 수월해졌다. 광교를 지나 청계2가 삼일빌딩 조금 못 미치는 지점에서부터 마치 청룡열차를 타듯 하늘로 둥실 떠오르며 시작되는 청계고가는 그야말로 한국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이후 폭주하는 교통량을 소화하기 위해 1988년 7월 한 택시 운전사의 아이디어로 가변 왕복 5차선으로 운영되면서 사고다발지역으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청계고가는 도시 미관과 경관을 해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청계천 복원공사와 함께 청계고가는 2003년 9월 마침내 우리들 시야에서 사라졌다. 서울을 짓누르고 있던 육중한 고가가 사라지고 도심 어느 곳에서든 서울의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또 이 땅 어느 곳에 청계고가와 같은 운명의 건축물이 지금도 세워지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백만수 편집위원 입력시간 : 2005-03-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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