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후세인 생포이후/국내업계 움직임ㆍ대응] 기업들 특수겨냥 본격진출 대비

이라크 전쟁 종전 이후 국내 기업들의 진출 성적표는 초라했다. 최대 수혜자로 기대했던 건설업계조차 전후 10개월여 수주한 공사는 현대건설의 제마부대 야전병원 정도였다. 전후 특수가 워낙 미국 중심으로 이뤄진 탓도 있었지만, 후세인으로 고리로 한 반군세력의 저항과 이에 따른 정세의 불확실성이 그 원인이었다. 우리 기업들이 후세인 체포를 `제 2 중동 특수`의 단초로 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간 업계에서는 당장 건설 수주 물량을 포함, 국내 기업들이 내년 한해 직간접으로 거둬 들일 수 있는 특수효과가 최대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마저 내놓는 상황이다. 바그다드 현지에 머물고 있는 김규식 바그다드 무역관장은 그러나 “후세인 체포로 이라크가 급속도로 안정을 찾을 지 미지수다”라며 “이라크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국내 기업들의 무조건적 진출을 경계했다. ◇대기업, `소극적 대응`에서 `적극 진출`로= 삼성과 LG그룹 등은 올 초부터 이라크 현지 지사(분소) 등의 설립 방안을 세워 놓고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후세인 생포 소식이 전해진 직후, LG전자는 ▲이라크 지사 설립 ▲브랜드마케팅 강화 등 이라크 전략에 대한 전면 재조정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중동지역 매출이 최대 20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업체들은 특히 10억 달러로 예상되는 중동 시스템에어컨 시장 공략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종합상사의 대응은 더욱 발 빠르다. 노영돈 현대종합상사 이라크 TFT팀장(상무)은 “후세인 생포로 이라크 경제가 빠르게 안정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후복구사업 참여에 가속도를 붙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내년 중동 지역에 5만대 이상의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덤프트럭 등 재건 수요는 물론 버스 등 관급 물량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두산중공업 등 플랜트 업체들은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 현지 공략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건설업체, 특수 개척 본격시동= 대형 건설사들은 후세인 체포소식을 접한 이후 중동 파견 인력들로부터 현지 분위기에 관한 정보보고를 받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라크 전후복구공사의 상당량을 움켜쥔 벡텔 등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전략구상에 나섰다. 특히 현대건설은 후세인 체포로 이라크 정식 정부 출범이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11억400만달러에 달하는 미수채권금액 회수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호영 현대건설 부사장은 “정식정부가 출범하면 복구공사도 미국 주도가 아닌 현지 정부 주도로 바뀌어 국내건설업체들의 수주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내년 중 이라크의 연합군 임시행정처(CPA)가 발주할 예정인 복구공사 규모는 187억 달러. 이를 포함해 2007년까지는 모두 560억 달러가 복구사업에 쓰여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200억 달러는 석유개발 및 치안유지 분야에, 360억 달러는 인프라 복구 및 보건시설 재건 등에 쓰여질 전망이다. ◇중소기업, `오무전기`파고 넘자= 시계, 금형, 보안장비, 플라스틱, 기계 등 중동지역의 수출비중이 높은 중소업체들도 잰 걸음을 내딛고 있다. 신창훈 SWC 이사는 “전체 수출에서 중동지역 비중이 70% 이상 차지하는 만큼 사담 후세인 체포는 호재”라며 “중동지역이 안정되면 이 지역 내수경기도 살아나는 만큼 내년 수출 주문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합성수지가공기계조합도 최근 조합사인 한영하이텍 등이 터키 등 중동지역서 최근 34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는 등 수주 물량이 급격히 늘 것으로 기대했다. 김부국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전무는 “금형 등은 산업설비의 기본인 만큼 이라크 재건사업 등을 통해 중동 수출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동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보안업종도 후세인 전대통령 체포로 중동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코디콤 등 보안업체들은 내년 1월25일부터 열리는 중동지역 보안전시회인 `두바이-아랍에미리트 인퍼섹(INPERSEC)`을 계기로 관련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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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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