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M&A(M&A이후의 기업 통합과정)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시스코를 본받아라. 많은 회사들이 M&A에는 성공하지만 막상 M&A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포스트 M&A에서 실패하고 있다.최근 미국 컨설팅회사 베스트 프랙티시즈는 포스트 M&A에 성공, M&A의 효과를 극대화한 회사로 시스코를 꼽았다.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2위 회사로 뛰어오른 시스코는 지난 6년반동안 51개회사를, 그중 21개회사를 최근 1년사이에 인수했다.
시스코가 M&A에 적극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개발할 수 없거나 독자개발을 원치않는 기술」을 아예 사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시스코의 최고경영자(CEO)인 존 챔버스는 올해안에 25개회사를 더 인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시스코는 이처럼 많은 회사를 단기간에 인수했으면서도 한결같이 피인수회사의 강점을 최대화, 회사를 계속 키우는데 성공했다. 지난 93년 9,500만달러에 인수한 크레센도 커뮤니케이션즈를 현재 7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로 키운게 대표적인 사례다.
시스코의 성공적인 포스트 M&A의 뒤에는 변화(MAKEOVER)전문가 미미 지걱스가 이끄는 시스코의 특별기동대(SWAT)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M&A후 종전 조직의 전환(TRANSITION)과 새로운 조직에의 통합과정을 주도하는 SWAT 팀의 활약상은 최근 시스코의 세렌트 인수과정에서 잘 나타난다.
시스코는 새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광섬유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매출액이 1,000만달러규모에 불과한 세렌트를 72억달러에 인수했다. 세렌트 1주당 시스코주식 1.445주를 주기로 한 것. 존 챔버스가 세렌트의 CEO 칼 루소를 만나 사흘만에 인수협상을 끝낸게 작년 8월13일였다.
이때부터 통합작업을 시작한 SWAT 팀은 세렌트 직원들에게 시스코에의 인수소식이 발표된 8월25일에 시스코의 영업전략, 인수후 세렌트 직원들의 보수 및 복지제도 변화 등을 자세히 소개할 수 있었다. 세렌트에서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2년에 한번씩 지급하지만 시스코는 매년 지급한다는 정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됐다.
시스코가 세렌트를 공식으로 인수한 11월1일에 SWAT 팀은 세렌트의 컴퓨터 시스템까지 완전히 시스코 스타일로 바꿔놓고 조직변경까지 완료,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게 만들었다. 3개월도 채 안된 사이에 시스코 스타일로 일할 수 있는 인프라를 완전히 갖춘 셈이다.
시스코는 또 세렌트의 CEO 칼 루소의 동의없이 세렌트의 직원을 한명도 해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시스코는 심지어 세렌트의 판매담당자들이 종전에 시스코와 거래했던 부분에 대해서까지 M&A후에도 판매실적으로 인정해줬다.
이같은 시스코의 치밀한 포스트 M&A 전략때문인지 세렌트의 직원 400명중 M&A후 그만둔 사람은 4명뿐이었다. 베스트 프랙티시즈는 피인수회사의 매니저 및 핵심기술자중 그만두는 사람이 통상 3분의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시스코가 필요한 회사를 과감하게 인수하는 M&A 전략과 M&A성공후 피인수회사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주면서 시스코화(化)를 꾀하는 포스트M&A 전략을 결합, GE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회사로 도약한 것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BOB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