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G7 국가들, 스페인 지준율제 도입 검토

경기 좋을때 손실대비<br>금융위기 재발 방지위해


전세계를 힙쓸고 있는 금융위기를 맞아 스페인이 채택한 예약할부제(layaway) 방식의 외환관리시스템이 빛을 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영국 중앙은행의 제안에 따라 G7 중앙은행과 재무장관 등이 '금융안정화포럼(FSF)'을 만들어 금융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스페인의 지급준비금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의 지급준비금 제도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경기가 좋을수록 손실에 대비한 준비금을 늘리는 방식이다. 경기가 좋을 때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을 늘려두면, 불황이 닥쳐도 은행들은 이 자금으로 대출 손실을 메울 수 있으며, 대출 규모를 줄이거나 새로운 자금 확보에 나설 필요가 줄어들게 된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지난 2000년부터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지급 준비금을 국제기준보다 더 확대하도록 했다. 경기 순환주기와 반대로 움직임으로써 호황기과 불황기간 발생하는 시중 유동성 수요에 대한 비대칭성을 완만하게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은행들은 처음에 이 같은 중앙은행의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유럽연합(EU)도 2004년 국제 회계기준을 적용하면서 각국 은행들이 미래에 발생할 손실이 아닌 실제 손실에 따라 지급 준비금을 산정하도록 제시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그전에 유지해 왔던 자국 제도를 전면 폐기하는 대신 일부 수정하는 방식으로 은행들의 손실 준비금 여력을 키웠다. 스페인 은행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 제도를 따랐지만 결국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 다른 유럽은행들과는 달리 한층 안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실제로 스페인 은행의 손실 완충 자금은 400억유로에 달하며, 올해초 기준으로 부실 대출의 200%이상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한 상태다. 반면 유럽연합 은행들의 평균 부실 대출 충당률은 2006년 기준 58.6%에 불과했다. FSF의 한 관계자는 "스페인이 전 세계에 닥친 금융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이 제도 덕분에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은행들처럼 지불준비금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겪지 않을 수 있었다"면서 "영국을 포함한 선진 7개국(G7)들이 이 제도 도입 여부를 집중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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