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기업들의 채용 시장에 고용 한파가 불어 닥친 가운데 정부 및 지자체들도 공무원 신규 채용을 줄일 것으로 보여 구직자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예 채용 계획 조차 세우지 않은 지자체도 있어 특히 ‘공시족’에게는 내년 취업이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만큼 힘겨운 일이 될 전망이다.
16일 서울시와 전국 15개 광역 시ㆍ도에 따르면 내년 신규 채용 인원은 올해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미 공무원 시험 합격자 중에서도 임용 대기자가 많은 데다 경기불황 탓에 조기퇴직을 원하는 공무원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6급 이하 공무원의 정년이 57세에서 60세로 늘어나는 것도 신규 채용을 가로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총 1,789명을 뽑은 서울시의 경우 내년 3, 4월께 구체적인 채용계획을 세울 예정이지만 올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시 본청은 정부의 조직개편안 발표 전부터 정원 감축을 추진해 왔다”며 “일부 자치구는 잉여인력이 있기 때문에 내년 채용 규모가 올해보다 확실히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용 대기자가 많은 경기도는 내년 채용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기도는 올해 2,077명을 뽑았지만 정부의 정원 지침 등에 걸려 최근까지 합격자의 29%인 596명만 임용되고 나머지 1,481명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합격한 인원 중 아직 임용되지 못한 사람이 300여 명이나 되는 점을 고려해 내년에는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최소화 할 계획이다. 부산시의 내년 채용 규모도 올해 절반 수준인 1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600명 정도를 뽑아온 경상남도는 내년 채용규모를 예년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울산시는 내년에 퇴직으로 생기는 결원(25~30명)만 채울 계획이다.
국가 공무원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부처별 정원과 결원율, 퇴직 예상률, 신규 인력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도 국가공무원 공채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며 “ ‘정원 긴축관리 기조’등의 영향으로 부처마다 잉여인력이 느는 상황이어서 올해보다 채용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