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SK나 현대엘리베이터가 될 것인가.`
삼일제약(00520) 주가가 외국인의 21일 연속 순매수에 힘입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외국인들은 특히 지난달 15일 이후 주식을 계속 사들여 36.9%였던 지분율을 지난 25일에는 40.74%로 늘렸다.
주가는 26일 소폭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이 기간 3만5,550원에서 4만3,000원으로 무려 20.95%나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집에 대해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외형은 작지만 재무구조가 좋고 성장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이 외국인 매수세를 유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하루 평균 유통물량이 3,000~4,000주에 불과한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이중 절반 가량을 꾸준히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삼일제약의 올 상반기 실적은 제약업체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 줄었지만 순이익은 4.6% 늘어났다.
정명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침체로 일반 의약품의 판매가 감소하고 인건비 등 영업외 비용이 늘어나 실적이 둔화됐지만 3분기부터 매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영업이익률이 제약업체 평균의 두 배에 이르는 22.3%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관계회사나 출자회사가 거의 없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매수세와 관련해 M&A(인수 및 합병)설도 나오고 있지만 회사측에서는 이를 일축했다. 대주주인 허강 씨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30.10%에 달해 5%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는 외국계 펀드 두 곳의 지분을 합쳐도 대주주 지분의 절반인 15.7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총 발행 주식인 110만주의 극히 일부인 3,000~4,000주가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계의 지분 매집이 여의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 회사 기획실의 최익 차장은 “최근 외국계의 지분 매입에는 가치에 비해 주가가 싼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며 “지난 달 초 7~8개 외국계 펀드 관계자들이 회사를 탐방한 직후 외국계 매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의 소액 주주들은 유동성 확대를 위한 액면분할과 증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측은 “아직 증자 등의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