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9월 3일] 사리와 사욕

인생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사리사욕에 그만 눈이 멀어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잘나갈 줄 그때 알았더라면' 하고 땅을 치며 후회하는 유능한 사람이 어디 장관 자리에서 낙마한 사람뿐이겠는가. 비록 구두선에 그치고 말더라도 요직에 취임할 때는 멸사봉공ㆍ선공후사를 외치지 사리사욕을 챙기겠다고 공언하는 바보는 어느 조직에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우리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사리는 안 되지만 사욕은 최대한 키워보라고 권장한다. 흔히 개인의 욕심 때문에 큰 일을 망쳤다고 하는 경우도 실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욕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사욕의 내용과 표현하는 수단이 잘못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장려하는 사욕이란 '5년 후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것'이다. 비록 내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지만 나는 나의 임직원들이 '5년 후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최고의 회사로 스카우트되는' 당대 최고의 인재가 되기 바란다. "당신이 회사를 떠나면 우리 회사가 망할 지경이 되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고객을 개발해보라"고 등을 떠민다. 애사심으로 무장한 채 우리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맞으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공부한다는 생각, 자기 부서 목표달성을 위해 영업을 하겠다는 각오만으로는 당대 최고의 엘리트가 될 수 없다. 그러기에는 세상사 유혹은 많고 의지는 약하다. 하지만 최고의 조건으로 스카우트돼 가겠다는 사욕은 묘약처럼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5년 후의 자신이 현재의 자신을 분발하게 하고 밤을 지새우게 만들 것이다.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고 확신하는 경영자를 주위에서 자주 본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을 과대평가하거나 아래 사람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경영자에게 사욕 전도사가 되라고 제안한다. 사욕은 평범한 직장인을 눈부신 엘리트로 변신시킬 수 있다. 사욕덕분에 우리 회사의 임직원이 전설적인 영업맨이 될 수만 있다면 설사 이들이 나중에 여기저기 스카우트돼 가더라도 회사에 득이 된다고 믿는다. 그들이 떠나기 전까지 우리 회사 모든 임직원은 업계 최고의 엘리트가 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카우트를 받은 뒤 내 방으로 찾아와 '당신 덕분에 최고의 인재로 컸고 최고의 회사에서 이런 조건을 제시 받았다"며 나의 역제안을 기대하는 '갑'의 자리에 서는 임직원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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