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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잊을만하면 나오는 한국 축구 경우의 수

최강희호 남은 두경기서 최소 1승해야 자력 진출<br>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과 무승부<br>공간침투·압박·골운 없는 3無 축구<br>새벽잠 포기한 국민들은 한숨만…<br>3위 이란에 승점 1점차로 쫓겨<br>11·18일 홈경기서 본선행 결판


"훤히 보이는 공간에 패스를 넣지 않았다. 공을 뺏겨도 압박을 가하지 않았고 너무 자주 공격권을 내주더라." 독일 출신의 테오 뷔커 레바논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이하 한국시간) 경기 후 내린 한국 대표팀에 대한 평가다.

뷔커 감독의 논평은 반론의 여지도 없는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최강희 감독하의 대표팀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끝난 레바논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 예선 6차전에서 겨우 비겼다.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추가시간(52분)에 동점골을 넣었다. 수비벽을 맞고 굴절된 김치우(서울)의 왼발 프리킥이 골문으로 향하지 않았더라면 지난 2011년 11월 3차 예선에서 레바논에 당했던 1대2 참패를 반복할 뻔했다.


조 1위(3승2무1패ㆍ승점 11)지만 2위 우즈베키스탄과 승점이 같고 3위 이란에 1점 차로 쫓기고 있는 한국은 1ㆍ2위에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1일 우즈베크전과 18일 이란과의 최종 8차전이 홈 경기라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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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한국 축구=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29위 레바논은 정상이 아니었다. '레바논의 박지성' 로다 안테르가 돌연 은퇴했고 승부 조작에 연루된 대표팀 6명이 한국전에 못 나왔다. 그런 레바논에 휘둘린 한국 축구는 더 정상이 아닌 셈이다.

실점 순간을 보자. 왼쪽에서 나온 상대의 조잡한 개인기에 측면이 무너졌고 크로스를 받은 문전의 하산 마투크는 아무런 제약 없이 슈팅했다. 이때 페널티 박스 안에는 골키퍼를 제외하고도 수비가 무려 8명이나 있었다.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을 주축으로 한 공격도 골대만 세 번 맞혔다. 가장 깊은 탄식은 한국 축구에 색깔이 실종됐다는 데서 나온다. 1990년대는 고집스러운 측면 공략, 2000년대는 히딩크식 압박 축구가 한국 축구의 색깔이었다면 실험만 계속하는 최강희호는 무색무취에 가깝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후 "모든 것이 뜻하지 않은 쪽으로 나타났다. 계속 쫓기듯이 경기를 했다"며 "감독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1승은 해야 본선 직행=2위 우즈베크(승점 11)는 한국ㆍ카타르전, 3위 이란(승점 10)은 레바논ㆍ한국전을 남겨두고 있다. 우즈베크ㆍ이란과의 껄끄러운 경기를 남긴 한국은 자력 본선 직행을 위해 최소한 1승은 해야 한다. 우즈베크가 카타르, 이란이 레바논을 이긴다는 매우 확률 높은 전제하에서다.

그런데 그 1승이 말처럼 쉽지 않다. 우즈베크와는 지난해 9월 최종 예선 3차전에서 2대2로 비겼고 10월 4차전에선 이란에 0대1로 졌다. 물론 당시는 원정이었고 이번 7ㆍ8차전은 홈이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의 전력을 볼 때 홈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조 3위로 마치면 B조 3위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남미 5위 팀을 이겨야 브라질에 입성할 수 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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