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비슷하면 담합인가" 반발
■건설업체 반응
공정거래위원회의 분양가 담합 제재에 대해 해당 건설업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분양만 동시분양 형태를 띠었을 뿐 분양가격은 업체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게 단적인 예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분양가 산정 과정에서 인허가 행정당국이 '평당 000선'이하로 가격을 책정토록 행정지도를 펼쳤다는 것. 실제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이런 점으로 인해 적잖은 격론이 벌어졌다는 게 이들 관련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당 건설업체는 행정소송을 제기, 법적 판단을 받아 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회의를 갖고 개별로 소송을 진행할지,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할 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담합 사실 없다=이들 업체들은 분양을 위해 수 차례 회의를 갖은 것은 사실이지만 업체끼리 분양가격의 상ㆍ하한선을 정하는 등의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분양가격이 큰 차이가 없는 이유에 대해 이들 업체는 인허가 당국에서 직간접적으로 분양가 상한선을 제시했다는 것을 들었다. 또 택지개발지구이다 보니 땅값에 큰 차이가 없어 분양가 역시 비슷하게 나올 수 밖에 없다는 말도 하고 있다.
S사의 임원은 "동시분양을 하는 과정에서 업체끼리 모여 회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 과정에서 갖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나 분양가격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대외비로 분류돼 있어 업체간 정보교환 성질이 아니라는 것. H사의 임원도 "한마디로 억울하다"며 "공정위 잣대로 본다면 서울 동시분양도 분양가 담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동시분양 업체들, 전전 긍긍=공정위의 이번 판결은 해당 업체 뿐 아니라 건설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칫 불통이 뛰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오는 6월말 동시분양을 준비중인 화성 신도시 분양업체 들은 회의 석상에서 가격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화성 동시분양 참여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화성시에서 분양가를 평당 700만원 이하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회의에서 가격을 논의하면 담합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어 가격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택지개발지구인 고양 풍동지구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택지개발지구의 경우 업체별로 분양가격이 큰 차이가 없다. 이렇다 보니 담합으로 오인될 소지가 많아 업체간 단순 회의도 하지 않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분양가 담합으로 인정한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건설업에 대한 규제가 하도 많다 보니 사업을 못 하겠다는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배 기자 ljb@sed.co.kr
입력시간 : 2004-06-10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