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반쪽 협상 우려되는 한중 FTA

내년 초부터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정부간 공동연구가 본격화한다. 양국은 이달 말로 한ㆍ중 FTA 민간공동연구가 마감됨에 따라 곧바로 정부가 주도하는 산ㆍ관ㆍ학 공동연구를 개시할 계획이며 오는 2008년부터는 본격적인 한ㆍ중 FTA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정부가 오는 18일 베트남 하노이 아ㆍ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열릴 양국 정상회담에서 정부간 공동연구 개시에 합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흑자가 200억달러를 넘는 상황인 만큼 중국측은 지난 2002년 일찌감치 한ㆍ중 FTA를 제안해 왔다. 그러나 농산물의 수입 급증을 우려한 우리측은 아무래도 협상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농산물 수입이 10조원 가량 증가하면서 마늘ㆍ양파 등 233개 품목이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측은 이번에도 FTA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아예 FTA 대상에서 제외시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협상의 진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한국이 전체 농산물을 지칭하는 교역품목의 10%를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한ㆍ중 FTA에 나설 수 있다고 제안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농산물을 배제한 FTA 연구나 논의는 중국측에도 전기ㆍ전자제품이나 석유화학 등의 민감한 품목을 예외로 하는 빌미를 줄 수 있어 자칫 반쪽짜리 협상이 될 우려도 없지 않다. 다자간 무역협상이 중단되고 세계경제에서 양자 협상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ㆍ중 FTA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의 연구결과도 한ㆍ중 FTA로 경제성장률이 최대 2.3%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대가 있는 협상인 만큼 성과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협상이 시작된 뒤 우왕좌왕할 게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치밀한 전략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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