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리금융, 매각-내부 개혁 투트랙

■ 우리금융 민영화 어떻게 되나<br>일괄·분할 큰 틀 마련 후 매수주체 등 각론 조율<br>조직수술 작업도 병행… 우리금융 내부선 당혹

우리금융지주의 유력 인수 후보였던 KB금융지주가 인수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던 지난해 7월16일,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차기 정부에 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9일 뒤인 7월25일 KB금융은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공표했고 우리금융의 세 번째 민영화 작업은 싱겁게 끝났다.

그렇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우리금융 매각 이슈가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다시 떠오르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임명 직후인 2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심야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금융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하면서 민영화 이슈를 꺼내면서다. 특히 신 내정자가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조직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고 지적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금융에 메스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영화 방식과 관련해 여러 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 내정자가 일부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국민주 방식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피력해 민영화는 일괄매각 혹은 아니면 분할매각의 큰 틀을 마련한 뒤 인수주체 등의 각론 조율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우리금융은) 국민 혈세인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최대한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라고 밝힌 만큼 민영화 원칙 가운데 자금회수에 더 방점이 찍힐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매수할 만한 마땅한 주체가 없다. 1차 매각 때 유력한 후보였던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외환은행을 떠안아 추가 여력이 없다. 3차 매각 때 인수를 검토했던 KB금융은 '메가뱅크(거대은행) 출현'을 우려하는 기류가 강해 이를 극복하는 게 과제다. 사모투자펀드(PEF)에 넘기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국민정서가 이를 받아들일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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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한 관계자는 "매수주체들이 결정할 문제일 뿐 가능성이 낮은 것도 아니다"라면서 "세 차례의 매각과정에서 많은 방안을 검토해봤기 때문에 정권 초기의 동력을 가지고 민영화에 나서면 의외로 쉽게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매각과 함께 대대적인 내부 개혁작업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내정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일 청탁이 많은 게 우리금융이다. 당장 주인을 못 찾아주면 도덕적인 부분이라도 바꿔야 한다"고 밝혀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과는 별개로 조직수술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우리금융의 매각과 대대적인 개혁을 투트랙으로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어찌됐든 신 내정자의 발언이 전해진 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당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만을 타깃으로 한 발언인지 등에 대해 진의파악에 들어갔다"면서 "최근 카드 분사 문제도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 등 혼란스런 상황에서 매각과 내부 개혁작업이 이뤄지는 데 대한 불안감이 높다"고 전했다.


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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