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우리금융 매각 이슈가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다시 떠오르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임명 직후인 2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심야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금융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하면서 민영화 이슈를 꺼내면서다. 특히 신 내정자가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조직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고 지적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금융에 메스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영화 방식과 관련해 여러 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 내정자가 일부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국민주 방식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피력해 민영화는 일괄매각 혹은 아니면 분할매각의 큰 틀을 마련한 뒤 인수주체 등의 각론 조율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우리금융은) 국민 혈세인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최대한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라고 밝힌 만큼 민영화 원칙 가운데 자금회수에 더 방점이 찍힐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매수할 만한 마땅한 주체가 없다. 1차 매각 때 유력한 후보였던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외환은행을 떠안아 추가 여력이 없다. 3차 매각 때 인수를 검토했던 KB금융은 '메가뱅크(거대은행) 출현'을 우려하는 기류가 강해 이를 극복하는 게 과제다. 사모투자펀드(PEF)에 넘기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국민정서가 이를 받아들일지 문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매수주체들이 결정할 문제일 뿐 가능성이 낮은 것도 아니다"라면서 "세 차례의 매각과정에서 많은 방안을 검토해봤기 때문에 정권 초기의 동력을 가지고 민영화에 나서면 의외로 쉽게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매각과 함께 대대적인 내부 개혁작업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내정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일 청탁이 많은 게 우리금융이다. 당장 주인을 못 찾아주면 도덕적인 부분이라도 바꿔야 한다"고 밝혀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과는 별개로 조직수술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우리금융의 매각과 대대적인 개혁을 투트랙으로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어찌됐든 신 내정자의 발언이 전해진 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당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만을 타깃으로 한 발언인지 등에 대해 진의파악에 들어갔다"면서 "최근 카드 분사 문제도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 등 혼란스런 상황에서 매각과 내부 개혁작업이 이뤄지는 데 대한 불안감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