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국건축문화대상/공동주거부문 본상] 관악산 휴먼시아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생활공간

1 경사지를 최대한 활용한 어린이 공원. 전체 아파트 단지는 높이가 일정하지 않은 경사지지만 오히려 이 높이 차이를 이용해 입체감을 살렸다. 2 관악산 휴먼시아의 중앙몰 야경. 계단 및 벽체에 장식물을 부착해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하는 한편 시각적 만족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요 지점에 조형물 및 조명을 설치했다.




관악산 휴먼시아는 관악구 신림 1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으로 탄생한 단지다. 주택 재개발 사업은 주택난 완화와 저소득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의 목적에서 출발했지만 관악산 휴먼시아는 여기에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생활공간’이라는 개념을 더해 아파트 생활에서 나타나는 개인 중심의 생활 방식을 바꾸려고 시도했다. 관악산 능선으로 둘러싸여 있는 관악산 휴먼시아는 단지 내에 중앙 몰을 만들어 자연 경관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지를 관통하는 중앙 몰엔 대형 연결형 파고라(Pergolaㆍ정자 형태의 단지 내 쉼터)를 도입해 연속성을 살렸다. 또 야간 경관을 고려해 중앙 몰 주요 지점에 조형물과 조명을 설치해 포근한 느낌을 연출했다. 관안산 휴먼시아의 중앙 몰엔 자연수, 오수 등을 활용해 실개울, 벽천, 분천(솟아오르는 샘) 등이 조성됐다. 몰 주변은 느릅나무, 대왕참나무 등이 둘러싸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생활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지붕의 형태 및 스카이라인도 주변 환경에 맞췄다. 지붕 형태는 경사 지붕을 사용했고 경사를 이용해 스카이라인도 산 능선과 일치하도록 했다. 저층부는 필로티를 도입해 개방감을 갖췄다. 기존 지형도 충분히 활용했다. 단지 산책로를 등산로와 연결시켜 관악산의 경관을 주거 단지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냈고 급 경사지를 최대한 활용해 어린이공원, 산책로 등을 조성했다. 또 단지 내 높이 차를 이용해 계단식 정원도 만들었다. 각 정원을 연결하는 계단과 벽체에는 장식들을 부착해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했다. 관악산 휴먼시아의 시각 축은 관악산 능선의 시각축과 일치시켰다. 기존에 있던 공원과도 연계성을 확보했고 단지 전체를 관악산으로 개방해 경관을 최대한 수용하게 만들었다. 주변에 도로가 붙어있는 점을 감안, 소음을 줄이기 위해 아파트 동은 도로와 직각으로 배치하고 단지 외곽에는 완층 녹지를 만들었다. 단지 내의 보행자 안전을 위해 자동차 도로와 인도는 분리됐고 보행 축을 중심으로 도로를 배치했다. 아파트 내부 평면은 각 입주 세대의 생활 유형을 고려해 가변형 평면을 사용했다. 발코니 사용을 극대화 시켜 주방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했고 전면폭 확대로 전 가구는 3Bay와 4Bay를 적용했다. 여기에 1층과 최상층엔 각각 알파 룸, 옥탑층을 만들어 혜택을 줬다.
"경사지 활용 조망권 확보에 주안"
설계자 박 용 민 명선엔지니어링 대표
관악산 휴먼시아를 설계한 종합건축사사무소 명선엔지니어링의 박용민 대표는 지난해 ‘The # 스타시티’로 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항상 차별화 된 모습을 찾으려고 했던 노력이 반영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지역은 세대 수가 워낙 많은 데다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이라는 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곳이었다. 박 대표와 실무를 담당했던 김진환 명선엔지니어링 이사는 최대 80미터 가량 차이가 나는 고도 차이를 활용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김진환 이사는 “경사가 남고북저 형태로 나 있고 관악산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경사지를 활용해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관악산 휴먼시아는 크게 6개의 사업부지로 나뉘어졌다. 같은 사업부지에 속하는 공간은 같은 고도를 유지하도록 해 옆에서 보면 6개의 계단 모양이 형성됐고 아파트 진ㆍ출입은 지하로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박 대표는 “이 지역은 세대 수가 많아 최대한 쾌적한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아쉬운 마음은 항상 남는다”고 말했다. "달동네를 최고 주거지로 바꿔 뿌듯"
시공자 양 필 선 금호건설 상무
“처음 공사 현장에 왔을 때는 ‘죽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가끔 한번씩 지나갈 때 보면 가슴이 뿌듯합니다.” 공사 당시 현장소장을 맡았던 양필선 금호건설 상무는 겨울철 공사가 특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경사지 등 열악한 환경은 설계자에겐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그 창의력을 실제로 만들어야 하는 시공자에겐 난관이 되기 때문이다. 양 상무는 “공사 현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두 곳이 있었는데 모두 좁고 경사가 져서 공사 차량 진입은 물론 타워크레인을 세우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관악산 휴먼시아는 수익적 측면에서 볼 때 시공자에게 매력적인 사업지는 아니다. 주공 발주 물량이라 경쟁이 치열하고 까다롭기 때문. 그러나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이고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시공자간 경쟁은 치열했다. 양 상무는 “서울 마지막 달동네를 최고의 주거지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금호의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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