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황우여-정의화 투톱 벌써 삐걱

'당 얼굴-당무 전담' 역할 분담 깨져… 당권-대권 분리등 충돌

한나라당 대표 권한대행인 황우여 원내대표와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의 투톱체제에 갈등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황 원내대표가 당의 얼굴을 맡고 정 위원장이 전당대회 규정 등 당무를 챙기는 것으로 애초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지만 서로 상대의 영역을 넘나드는 모습이다. 두 사람 간의 이 같은 갈등기류는 처음부터 예견됐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황 원내대표가 들고 나온 '10조원 민생투입론'이나 정 위원장이 강조하는 전당대회 참여확대 모두 '당 쇄신'에 속한다. 쇄신경쟁을 벌이는 두 사람으로서는 이달 말 한나라당이 결론을 내리기로 한 추가 감세 철회 등 정책과 당권ㆍ대권 분리 등 당무에 대한 영향력 행사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정 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대위를 열어 "당장은 시간제약 탓에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당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정책ㆍ노선을 둘러싼 논쟁을 녹여내는 용광로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황우여 원내 지도부가 맡고 있는 정책조율에도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섣부른 정책남발과 표를 의식한 정책노선 선회로 혼선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면서 "정부의 조율을 거치지 않고 설익은 정책들이 당론인 양 제기되면 빛을 바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와 청와대ㆍ여당 간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추가 감세 철회, 남북 문제 등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황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 위원장이 정책조율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면서 "다만 정 위원장이 의견을 낼 수 있다. 아이디어를 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정 위원장 말고도 당내에 서민정책이 너무 앞서간다는 의견이 있다"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 원내대표는 10조원 민생투입론 등 서민정책에 대해 "이는 원내의 일이다. 나는 이것만 하기에도 바쁘다"면서 본인 소관임을 밝혔다. 당내에서 소장파의 지지를 받는 황 원내대표는 요즘 "너무 앞서간다"는 비판을 듣는다. 이 때문에 정 위원장이 이 같은 기류를 등에 업고 황 원내대표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오는 7월4일 전당대회까지만 비대위원장과 당 대표 권한을 가져 갈등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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