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 BDA집착…돌파구 못찾아

韓·中중재도 북-미 이견차 커 무위로<br>내년 1월 3단계회의 '실질적 진전' 불투명

북핵 6자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회담 마지막 날인 22일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 로비에서 각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

北 BDA집착…돌파구 못찾아 韓·中중재도 북-미 이견차 커 무위로내년 1월 3단계회의 '실질적 진전' 불투명 베이징=이성기 기자 sklee@sed.co.kr 북핵 6자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회담 마지막 날인 22일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 로비에서 각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 북한의 전격적인 6자 회담 복귀 선언이 나왔을 때만 해도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역시나'였다. 이번 6자 회담은 북핵 실험이라는 중대국면을 거친 후 13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미ㆍ북간 뚜렷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심지어 차기 회담 일정도 잡지 못했다. 이번 회담을 차기 회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징검다리'로 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부에서 '6자 회담 무용론'도 제기돼 북핵 폐기에 이르기까지 터널의 출구는 다시 안개 속에 휩싸이게 됐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구체적 합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회담 실패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북미간 차이점을 3단계 회의에서 얼마나 조율할 것인가가 과제"라고 평가했다. ◇북미 뚜렷한 입장차만 확인=회담 시작부터 분위기는 무거웠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본격적인 회담 시작 전부터 '선(先) 금융제재 해결'을 주장했고 18일 기조연설에서는 '핵군축회담' '경수로 제공' 등 다른 참가국들이 수용할 수 없는 '최대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물론 회담 시작 전 '기싸움'을 위한 북한의 '압박용 카드'라는 점에서 이를 비중 있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회담이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하기에는 충분했다. 회담 진전의 최대 걸림돌은 역시 'BDA 문제'. 'BDA는 법적 문제'라는 미측과 'BDA 해결'을 대북 적대시 정책 전환으로 보겠다는 북측은 회담 내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다음달 'BDA 실무회의' 속개라는 희망의 씨앗은 살려뒀지만 해결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태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회의 후 "앞으로 미국의 동향을 주시해보겠다"며 "우리는 제재부터 해제하고 9ㆍ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논의에 들어갈 것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금융제재 해결 없이는 논의의 진전 가능성이 없다고 못박은 셈. 하지만 미국 입장도 강경하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BDA와 핵폐기는) 명백히 궤를 달리하고 북한의 요청대로 다뤄지고 있는 문제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한 6자 회담에서 다뤄야 할 문제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ㆍ중의 중재역 한계=북ㆍ미의 만남과 신경전 사이에 한ㆍ중이 존재했지만 중재에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주요 당사국(한ㆍ중)이기는 하지만 핵심 당사국(북ㆍ미)간 이견차가 워낙 컸기 때문. 천영우 우리측 수석대표는 "13개월이란 우여곡절 끝에 재개됐는데 극적 돌파구가 나온다든지 실질적 진전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며 "최소한 다음 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정지작업을 하고 징검다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애써 위로했다. 의장국인 중국은 북한을 무대로 불러들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또 체면을 구긴 셈이다. 입력시간 : 2006/12/22 18:09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