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초대석]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세계경제 둔화돼도 수출확대 자신"<br>내년 고유가등 악재불구 국산품 수요는 크게늘것<br>中企 12월 위기설은 신종 '방카꺾기'가 주원인<br>은행도 신용ㆍ기술위주 대출로 中企살리기 동참을

[월요초대석]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세계경제 둔화돼도 수출확대 자신"내년 고유가등 악재불구 국산품 수요는 크게늘것中企 12월 위기설은 신종 '방카꺾기'가 주원인은행도 신용ㆍ기술위주 대출로 中企살리기 동참을 • 통상·무역부문 두루거친 '수출증인' • [내가본 이희범 장관] 정재관 COEX 사장 ◇약력 ▦49년 경북 안동 출생 ▦67년 서울사대부고 졸업 ▦71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72년 행정고시 12회 합격 ▦87년 상공부 수출과장 ▦88년 주미 상무관 ▦97년 산업정책국장 ▦99년 산업자원부 차관보 ▦2001년 차관 ▦2002년 생산성본부 회장 ▦2003년 서울산업대학교 총장 대담:김인영 경제부장 inkim@sed.co.kr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의 내년 수출전망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 10월 연간 2,000억달러를 돌파한 여세를 몰아 연말 2,500억달러, 내년에는 3,000억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고유가나 중국의 긴축기조 등 세계경제의 둔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상품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말 중소기업 경영난과 관련해 이 장관은 은행들의 방카슈랑스 때문이라며 “은행들이 신종 꺾기 같은 수단으로 (중소기업에) 대출할 때 보험가입을 유도하면서도 만기대출을 연장해주지 않는다”며 “한계가 있지만 은행 대출도 앞으로는 담보에서 신용 위주, 기술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기업이 없으면 어떻게 은행이 존재하겠는가”라며 은행들이 중기 살리기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세계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인지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수출에도 탄력이 붙었다”며 “시장수요는 무궁무진하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이 장관은 최근 방문한 러시아ㆍ베트남 등 우리 기업이 진출할 넓은 시장을 그려 보이며 “고유가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경제가 어려움을 겪겠지만 산유국 입장에서는 늘어난 재원을 활용해 경제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어 우리 기업이 진출할 기회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수출 2,000억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국내외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낸 쾌거로 감회도 남다를 텐데요. ▲우리나라는 지난 64년 1억달러 수출을 달성한 후 40년 만에 2,0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64년 당시 수출 1억달러선에 있던 10여개국 중 아직 100억달러 넘은 나라도 없습니다. 우리만 2,0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우리 수출은 매년 21.1%씩 증가한 셈인데 올해는 2,500억달러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적인 면과 더불어 질적인 성장도 대단합니다. 반도체ㆍ조선ㆍCDMA휴대전화기ㆍLCD 등 디스플레이 기술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철강ㆍ자동차ㆍ섬유 등 전통산업도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내년 수출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않습니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 세계경기 둔화, 중국 금리인상 등 국내외 악재들이 한꺼번에 현실화하고 있는데요. ▲기업하는 사람치고 경기가 매년 좋다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도 30년간 수출정책을 수립해오면서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지요. 물론 우리를 기다리는 악재들은 적지않습니다. 내년에는 특히 고유가 시대가 계속될 것이고 우리의 최대시장인 중국경기도 올해보다 가라앉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우리 수출에는 탄력이 붙었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최근 국빈방문을 수행해 러시아ㆍ인도ㆍ베트남에 다녀왔는데 한국산 휴대폰이나 자동차ㆍTV 등이 없는 데가 없었습니다. 인도에서는 ‘산트로브라이드(Santro bride)’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입니다. 신부가 결혼할 때 한국 차 열쇠를 가져가는 게 인기라고 하더군요.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는 무궁무진합니다. 우리에게는 부정적인 고유가도 산유국 입장에서는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유가수입이 늘어나 경제가 활성화되고 플랜트 증설 등 경제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출할 시장이 커지는 셈이지요. 내년 수출 3,000억달러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수출이 소수의 주력품목과 일부 국가에 편중돼 특정 품목의 경기변동 및 특정 국가의 경기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우리 수출의 5대 품목 비중은 올해 들어 44.1%, 5대 국가 비중은 56.8%로 품목별ㆍ지역별 수출편중 현상이 심한 게 사실입니다.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쉽게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문제점이 있으므로 사장별 특성에 적합한 차별화한 마케팅 晥ダ犬?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ㆍ육성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수출확대와 더불어 우리의 대(對)일본 적자는 매년 크게 늘고 있습니다. 대일역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대책은 없는지요. ▲대일 무역적자의 주된 요인은 일본에서 핵심부품ㆍ소재와 각종 제조장비 등 자본재를 수입해 조립, 수출하는 무역패턴 때문입니다.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극복할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장기적인 기술격차 해소 및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해결될 과제로 정부는 우리 기업의 기술력 향상과 일본기업의 투자유치에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내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외국인 투자는 10월7일 62년 이후 누적치로 1,000억달러(신고 기준)를 돌파했습니다. 그동안 필립스사가 경기도 파주에 100억달러가 넘는 투자를 했으며 일본 소니사도 삼성과 함께 충남 아산 탕정에 LCD공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계 유수의 LCD부품업체도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한국에 가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정도가 됐습니다. 대우자동차가 GM이라는 외국기업에 팔렸지만 GM대우의 국내 연구소는 GM이 세계 각지에 갖고 있는 것 중 세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대우 인수 후 연구개발 인력을 500명이나 늘렸다고 들었습니다. 외국기업들이 한국을 보는 눈은 굉장히 높습니다. 한국의 고급인력, 잘 짜인 연구개발 인프라와 네트워크 등을 중국의 저임금 체제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중국은 가장 큰 시장이자 치열한 경쟁 상대국입니다. 중국과의 경쟁을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지요. ▲중국과 우리나라는 제3시장에서 경쟁자이지만 보완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우리의 석유화학ㆍ철강재 등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원자재로 쓰입니다. 우리가 일본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중국도 우리 원자재가 들어가지 않으면 경제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중국에 대한 수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제3세계에서의 경쟁에서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품질이나 기술이 아닌 가격경쟁은 이미 승산이 없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상당수가 외국으로 나가는 것은 가격경쟁력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중소기업들의 12월 위기설이 퍼지고 있습니다. 결국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인데 어떤 대책이 있습니까. ▲4~5월에도 중소기업 대란설이 있었습니다. 기술신용보증기금 프라이머리CBO가 만기 도래한 때문이었지요. 당시 도덕적 해이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슬기롭게 대처했다고 봅니다. 물론 재정이 조금 들어갔지만요. 지금의 어려움은 방카슈랑스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종 ‘꺾기’ 같은 것인데 대출하면서 보험가입을 유도하고 만기대출 연장을 해주지 않습니다. 한계가 있지만 은행들의 대출도 앞으로는 담보에서 신용 위주, 기술 위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기업이 없으면 어떻게 은행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다. 은행들도 대세에 동참하리라고 봅니다. -원전센터 문제가 꼬이고 있습니다. 조만간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 에너지 수급 파동이 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요. ▲모두가 만족하는 묘안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30여년간 원자력을 이용해왔습니다. 덕분에 전기는 가격이나 품질에서 경쟁국보다 월등히 앞서 있습니다. 이런 결과로 폐기물이 나왔지요. 사용한 작업복 등 중저준위 폐기물을 전혀 해롭지 않습니다. 전기는 수입할 수도 보관할 수도 없고 1초도 없어서는 안됩니다. 또 값이 싸야 합니다. 그만큼 대가는 치러야 합니다. 권리와 책임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고유가가 문제입니다. 유가산정을 잘못해 국내 석유 비축량을 늘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사실 올해는 비축유를 구입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샀으면 낭비가 될 뻔했습니다. 현재 정부와 민간 비축분으로 110일 분량이 있는데 이는 IEA 권장치 90일분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국제유가는 어느 시점에서 떨어질 것입니다. 향후 유가전망을 보면 배럴당 30달러 이하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40달러 이상은 가지 않는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비쌀 때 구입하는 것은 오히려 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입력시간 : 2004-10-31 15:13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