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짜게 먹는 식습관의 경고

최세철 스시로한국 대표이사


얼마 전 한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전국 유명 맛집 먹거리의 나트륨 함량을 검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맛집으로 손꼽히는 족발집은 일반 족발집에 비해 평균 50% 이상 나트륨 함량이 높게 나타났고 5대 짬뽕집 중 한곳은 짬뽕 한 그릇에 일일 섭취권장량의 2배가 넘는 나트륨이 들어 있었다. 한끼를 먹더라도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는 미식가들이 찾아다니는 이른바 맛집의 비결이 결국 짜고 매운 자극적인 양념에 있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나트륨 과다섭취 고혈압·뇌졸중 유발

보건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1 국민건강영양 조사'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일일 나트륨 섭취권장량을 2,000㎎으로 정해놓았지만 한국인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지난 2011년 기준 4,831㎎으로 권장량의 2.4배에 이르는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인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나트륨 과다섭취는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특히 관상동맥 질환 및 뇌졸중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한국인의 높은 나트륨 섭취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나트륨 줄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려는 현명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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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일상에서 나트륨을 줄일 수 있는 사례들이 많이 소개돼야 한다. 특히 새로운 건강식단으로 주목되는 북유럽식 식단과 일본의 저염식단이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 식단은 국을 선호하고 염장 등으로 나트륨이 많이 들어간 반찬에 익숙해 끼니마다 필요 이상의 나트륨을 섭취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인스턴트·패스트푸드 등 가공식품의 소비가 늘고 있으며 점점 외식문화에 익숙해가면서 나트륨 섭취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소비단계에서의 근본적인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미국·일본·핀란드 등 선진국에서는 소비자의 의식수준을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통제범위를 제공자에서 소비자로 확대해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들은 매일 반복되는 식생활의 선택기준을 정하는데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나트륨 함량을 높이는 졸임·볶음요리보다는 삶거나 구운 음식 위주로 몸이 가벼워지는 균형 잡힌 한식을 생활화하면서 본인 스스로가 변화를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외식을 할 때도 건강을 생각한 샐러드 등의 채소, 조미되지 않은 생선요리 등 저염식단을 선택하는 작은 노력을 기울여보는 것이 좋다.

외식업계도 저염식 메뉴 개발 힘써야

외식업계는 저염식 메뉴 개발에 힘써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건강한 외식문화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또 나트륨 줄이기는 일시적 홍보나 캠페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범정부 차원의 관리가 이뤄져야 하며 궁극적으로 나트륨 식의 변화를 향후 개인의 건강과 보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염식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우리 식생활에 점진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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