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나니아 연대기는 반지의 제왕과 더불어 판타지의 양대 산맥”

고전 인문 아카데미 ‘영화 속 고전읽기’ 개포도서관서 막내려


“‘반지의 제왕(J.R.R. 톨킨)’과 함께 판타지 소설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작품이 바로 ‘나니아 연대기(C.S. 루이스)’입니다. 실제로 두 작품을 쓴 작가 톨킨과 루이스는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문학과 철학을 토론하던 모임인 ‘잉클리즈(Inkings)’의 회원으로 교류를 했죠. 루이스는 톨킨을 학문적 동반자로 여겼지만 톨킨은 자신의 작품을 모방했다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루이스를 평가하기도 했답니다.”

25일 서울시교육청 개포도서관에서 열린 ‘영화 속 고전읽기’의 마지막 강의에서 최은 박사(영화이론 전공)는 ‘판타지가 우리를 데려가는 곳-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을 주제로 수강생들과 만났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SK텔레콤이 후원한 고전 인문학 강좌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강좌에는 40여명의 수강생들이 5주간 영화가 된 고전 문학을 주제로 인문학의 깊은 맛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나니아 연대기는 1950년 완간된 판타지 문학 시리즈(총 7권)로 전 세계적으로 1억 2,000만부(2010년 기준)가 넘게 팔렸으며 41개 언어로 번역된 작품이다. 극장판 영화는 2005년 ‘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 이어 제 2편 ‘나니아 연대기:캐스피언 왕자(2008)’, 제 3편 ‘나니아 연대기:새벽 출정호의 향해(2010)’로 개봉됐다.


최 박사는 ‘나니아 연대기’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작가의 삶을 먼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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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가톨릭이 대세였던 아일랜드에서 개신교도 부모 아래 자라난 그는 경계인이었습니다. 어린시절 개신교도였던 그는 어머니의 사망을 계기로 무신론자가 되었지만 다시 개신교도로 회심을 하면서 종교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기독교의 교리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기독교 변증가로서 그리고 영문학자로 그는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표절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실제 ‘나니아 연대기’의 내용을 보면 북유럽의 신화에 등장하는 눈의 여왕,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의 신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어 톨킨의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작품을 표절했다고 보기는 어렵죠.”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원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최 박사는 “영화를 강의 시간에 다 보여주지는 않는다”며 “스크린에 비친 내용은 원작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감성을 얻기 위해서는 원문을 읽어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강의는 원작이 영화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옷장이라는 통로를 통해 판타지의 세계로 간 주인공들이 타락을 하는 과정을 거쳐 마지막 전투를 통해 구원되는 과정은 작가가 일생 동안 겪었던 종교적인 혼란을 작품에 투영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2개 서울시교육청 산하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 강좌는 영화 속 고전 외에도 한국고전, 고(古)정원, 고(古)지도, 헤밍웨이의 주요작품, 미술 속 고전, 교과서 속 인문학 등을 주제로 풍성한 인문학강좌가 열리고 있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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