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임채웅 부장판사)는 아내를 상대로 폭력을 휘둘러 미국법원에서 이혼판결을 받은 A씨(42)가 아내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유아인도 청구소송에서 각하판결내렸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이혼 후 법원 허가 없이 자녀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범죄(양육권 없는 부모가 자녀를 미국 밖으로 데려나가는 행위 등)를 저질렀고 그 상황을 정당화하려는 A씨의 시도에 법원은 협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 부부의 이혼소송에 대한 미국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우리나라 사법체계의 힘을 빌어 미국 판결을 뒤집으려는 목적으로 제기된 이번 소송은 소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각하 판결은 원고와 피고의 잘잘못을 가리기 이전에 원고가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다.
2002년 결혼한 A씨 부부는 미국으로 건너가 2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러나 지속되는 A씨의 폭행에 못이긴 아내는 미국 B주에서 이혼소송을 제기해 1심은 “부부는 이혼하고 아이들은 어머니가 양육한다. 아버지 A씨는 아이들에게 1년간 접근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아내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부적법한 이혼판결을 받았다”며 한국에 다시 이혼과 양육권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