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다함께 잘사는 농촌개발
안종운 농업기반공사 사장
안종운 농업기반공사 사장
지난 73년 영국의 경제학자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Ernst Friedrich Schumacher)는 도시와 농촌의 균형발전을 주장하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주변지역의 발전이 수반되지 않은 중심부만의 성장은 허구이고 지속적이지도 못하며 온갖 병폐의 요인이 된다.”
우리는 지난날 도시중심의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나면 지역격차도 자연히 해소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그러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농촌은 급격한 활력저하와 공동화현상을 겪고 있으며 농산물 가격 지지정책마저 벽에 부딪히면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농촌의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지금까지 농촌정책은 곧 농업정책이라고만 여겨왔다. 그러나 이제 농업만으로는 더 이상 농촌이 유지될 수가 없다. 농촌은 지금 활력증진을 위한 보다 복합적인 기능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생산활동과 부가가치 증대를 위한 가공 및 유통, 그리고 관광산업 등이 결합된 복합농촌으로의 길을 모색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산업다각화는 고용과 소득창출로 이어져 농촌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농촌거주공간도 이제 농업인과 도시민이 함께 사는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변화돼야만 한다. 웰빙 바람이 확산되면서 지금 농촌은 도시민들에게 새롭고 매력적인 거주공간으로 재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도시민의 욕구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쾌적한 주거환경과 복지, 교육환경 개선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살아있는 자연, 아름다운 경관 조성, 전통과 문화 계승 등의 농촌환경 개선은 농촌을 지속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관광과 도ㆍ농교류 촉진으로 농촌경제를 활성화시킬 핵심자원이 될 것이다. 국토의 89%를 차지하는 농촌의 개발, 새로운 농촌개발은 이제 농업인만이 아닌 전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작업이요, 모두가 잘살기 위한 대안이다.
‘농촌의 발전 없는 도시 발전은 허구’라고 부르짖은 슈마허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리고 농촌을 살리는 일에 함께 동참하자. 그곳에 풀리지않던 농촌의 해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입력시간 : 2004-08-25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