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료를 먼저 내고 입장하는 그린피 선불제 골프장이 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일부 골프장이 최근 회원들의 요구에 따라 선불 결제로 변경한 것을 비롯, 많은 골프장이 후불과 선불 결제 방식의 병행을 고려하고 있다.
선불제는 골프장 프런트에 도착해 서명과 동시에 자신의 그린피를 내고 나서 라커 열쇠를 건네 받는 방식. 호남과 영남 등 지역에서는 지금도 선불 방식이 일반적이나 수도권에서는 K와 또 다른 K, 그리고 S, I, D골프장 등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 접대나 비즈니스 골프가 증가하면서 좀더 매끄럽고 세련된 방법으로 후불제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선불제 선호는 우선 골프문화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중화에 따라 ‘그린피 더치페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선불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 골프장 관계자는 “동료나 또래끼리 라운드를 즐기는 골퍼들이 늘어나면서 특히 평일의 경우 한 사람이 다 지불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라운드를 마친 뒤 사람이 많은 프런트에서 갹출을 하느니 차라리 접수할 때 각자 계산하는 편이 편리하다며 이용객들이 선불제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회원 그린피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도 선불제 도입을 늘리고 있다. 후불로 결제할 경우 인정상 각자부담으로 나눠내면 그린피가 2만~5만원 정도인 회원이 비회원의 비싼 이용료(15만~20만원) 부담을 떠안아야 하게 된다. 회원은 회원대로 회원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고 비회원은 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영업을 하는 송모(54ㆍ여)씨는 최근 동반자 3명이 모두 회원으로 있는 후불제 골프장에 갔다가 계산할 때 어색한 상황을 겪었다며 “차라리 선불로 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피 선불제에 대한 불만도 있다. 후불제에 익숙했던 골퍼들로선 공연히 골프장으로부터 신용에 의심을 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고, 그 동안 이어진 경기 불황 탓에 인심까지 야박해져 가고 있다는 씁쓸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골프계 인사는 “아직까지 골프 비용이 많이 들면서 발생하는 과도기의 한 단면”이라면서 “대중화가 완전히 이뤄지면 자연스럽고 세련된 계산 문화도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