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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희생자 기억하고 있고 가슴 아픕니다" 상처 보듬은 손길

유가족·새터민·장애인 등 소외된 사람들과 첫 만남

16일 시복미사 집전 후 꽃동네·태아동산 방문

소탈·낮은행보 이어가

14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남 서울공항에서 영접을 나온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 평신도들과 인사와 위로의 말을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고 가슴이 아픕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첫 시발은 교황 즉위 이후 늘 그랬던 것처럼 가장 소외되고 슬픈 이들과의 만남이었다. 14일 오전10시16분 서울공항에 전세기로 도착해 트랩에서 내리자마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에게 악수와 함께 위로의 말을 건넸다. 언제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교회'를 외쳐온 교황답게 따뜻한 미소도 잊지 않았다.


교황이 방한 첫날 누구보다 먼저 만난 일반인 신도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새터민, 이주노동자, 범죄 피해자 가족 등 소외되고 상처 받은 이들이었다. 교황 환영단으로 참석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박윤오씨는 환영식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자리에 참석한 게) 영광이지만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을 통해 교황을 뵙게 될 줄은 몰랐다. 세월호 참사의 억울함을 들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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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유족 남수현씨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잘못한 사람들이 고해성사하듯 뉘우치고 대통령도 국가개조 약속을 지켰으면 좋겠다. 교황께서 평화의 기도문을 보내 매일 기도했으면, 그리고 그 말씀이 위안이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새터민 김정현씨는 "종교가 없는 나라 북한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일에 기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환영식에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4명)과 새터민(2명), 이주노동자(2명), 범죄 피해자 가족모임인 해밀(2명), 가톨릭 노동청년(2명), 장애인(보호자 포함 2명), 시복 대상자 후손(2명), 외국인 선교사(2명), 수도자 대표(2명), 중고생(4명), 어르신 대표(2명), 예비 신자(2명), 화동(2명) 및 보호자(2명) 등 32명의 일반인 환영단이 포함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같은 낮은 행보는 앞으로의 일정에도 이어진다. 당장 15일에는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집전 후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당시 생존학생들을 만난다.

특히 16일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를 마치고 방문하는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는 '희망의 집'에서 장애인들을 만난다. 양손이 불편한 어린이가 꽃다발을 증정하면서 시작되는 이 시간에 교황은 장애아동 40명, 성인 장애인 20명, 노인 환자 8명,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 8명, 호스피스 환자 4명 등을 만나게 된다. 또 낙태된 아기들을 위한 '태아동산'으로 이동해 '생명을 위한 기도'를 바치고 팔다리가 모두 없는 장애인 이구원 선교사도 만난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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