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간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한나라당은 2일 이회창 대통령후보에 대한 민주당 총공세와 김대업씨의 병역의혹 제기 기자회견을 '공작정치'라고 규정, "대통령 탄핵ㆍ정권퇴진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전면전 불사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검찰총장 집단방문을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 규탄집회를 갖기로 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초강경 대응은 '집권세력이 총동원돼 이 후보에 대한 조직적 음해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자칫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정치공작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인 강재섭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정권은 이번 주내에 모든 정치공작을 중단하고 우리 당과 대통령후보에 대한 그동안의 음해를 사과해야 하며, 정권내부의 공작전문가를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우리당은 국정농단과 부정부패의 책임을 물어 대통령 탄핵과 정권퇴진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김대업씨가 제기한 이 후보 장남 병역의혹과 관련, 김씨에 대한 출국금지조치를 요구한 뒤 "검찰은 김씨와 우리 당의 형사고소사건을 서울지검 특수1부에 배당한 것부터 철회하고 공정한 수사팀을 다시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특위위원인 박세환 의원은 이 후보 장남 정연씨의 병적기록사본과 각 지방 병무청에서 면제처분을 받은 다른 사람들의 병적기록표 사본을 내보이며 "다른 사람의 경우도 병적기록표에 사진과 철인, 지방병무청 대조확인 등이 빠져있다"면서 "지방병무청에 따라 병적기록표 작성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민주당의 '병적기록표 조작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의 검찰청 방문에 대해 '공권력 무력화 기도', '폭거' 등의 극한 용어를 사용하며 당직자들과 대변인실이 총동원돼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확대간부회의ㆍ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개최, 한나라당의 부도덕성을 알리는 대국민 캠페인과 지구당별 시국강연회 개최 등을 결정했다.
특히 정균환 원내총무 등 총무단과 국회 법사위원들이 박관용 국회의장을 방문, 함석재 의원의 법사위원장 사퇴ㆍ박 의장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하고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박 의장ㆍ함 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불참한다는 입장을 전달키로 했다.
대변인실은 한나라당이 지난 98년 이후 26차례 검찰청을 방문한 사례를 담은 '공권력 무력화 사례'라는 보도자료로 내놓았다.
한화갑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만약 민원인이 검찰에 가서 사건배당을 옮기라고 했다면 어떻게 되느냐"면서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은 이 문제에 대해 수긍이 가도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검찰 방문과 관련, 이 후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폭압적행위를 이 후보가 지시했느냐. 병역비리 은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은 지금도 유효하냐"며 7개항을 공개 질의했다.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