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는 지난 2013년부터 시행 중인 ‘신입생 멘토링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호응 속에 신입생들의 원활한 정착과 재학생들과의 유대감 증진에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UST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지원자 중 심사를 거쳐 멘토와 멘티를 선정한 뒤 1:1 또는 1:2 결연을 맺어 준다. 그러면 멘토들은 3개월간 학업과 연구활동, 대인관계, 캠퍼스 생활 등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멘티와 공유함으로써 신입생의 빠른 적응을 돕는다. 지금껏 이렇게 결연을 맺은 학생들이 총 52팀 105명에 달한다.
올해 신입생이 된 인도네시아 출신의 새내기 라이언 무크티(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캠퍼스 재생에너지공학 전공)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앤드루 수산토(한국화학연구원 캠퍼스 청정화학 및 생물학 전공)와 짝꿍이 됐다. 첫 만남의 어색함도 잠시, 라이언에게 앤드루는 이미 해결사 같은 존재가 됐다고 한다. 친구이자 조력자, 조언자로서 언제든 필요할 때면 그의 도움을 받는다고.
라이언은 “모든 외국인 유학생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언어문제가 가장 힘들었다”면서 “돼지고기와 술을 먹을 수 없는 무슬림이라 음식을 고를 때 가장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앤드루로부터 버스와 지하철을 타는 방법, 식당이나 상점에서 주문하고 계산하는 방법 등 실생활에 유용한 팁들을 배웠다”며 “덕분에 이제는 캠퍼스 내외에서 한층 편안히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앤드루 역시 멘토링 프로그램의 효용성을 톡톡히 체감했다. 지난해 후기 신입생으로 입학했을 당시 멘티로서 멘토에게 큰 도움을 받았던 것. 올해 멘토를 자청한 것도 그때의 고마움을 후배에게 전해주고 싶기 때문이었다.
앤드루는 “UST 입학 후 만난 멘토의 조언이 없었다면 한국 생활과 학사·연구활동에 지금처럼 빠르게 적응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라이언에게도 그런 멘토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초 진해 벚꽃 축제를 다녀오기도 했다. 여행이 취미인 앤드루가 한국 문화에 낯선 라이언을 위해 만든 자리였다. 주말에 고속버스를 타고 진해로 이동한 두 사람은 흐드러진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한국 음식도 먹으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한국 생활과 UST에서의 석사 생활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라이언 역시 이런 앤드루와 보내는 시간이 즐겁고 유익하다고 말한다. 특히 KAIST 근처의 이슬람단체에서 할랄(halal) 음식을 나눠 먹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가장 큰 낙이다.
앤드루는 앞으로 라이언과 서울, 인천, 강릉, 부산, 정읍, 해남 등 국내 방방곡곡을 여행하면서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한국에서의 생활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