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드컵특집]새로운 가능성… 경제한류

중국에 한국 '국가브랜드'부터 심어라중국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임오년 한국의 국운이다. 올해는 ▲ 한류(韓流)열풍 ▲ 월드컵 축구경기 개최와 중국 경기 국내 유치 ▲ 한ㆍ중 수교 10주년 등 삼박자 호재가 한꺼번에 어울어져 있다. 덕분에 중국은 중국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상대방에 대해 한껏 관심과 기대를 높이고 있다. 우리로서는 중국에 코리아 브랜드를 깊이 심어 놓을 최적의 기회다. 김우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와 관련, "한류 열풍은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자체가 해외에서 히트상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개별 상품에 앞서 국가 이미지가 자리잡을 수 있을 때 최상의 부가가치 창출 기반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 대륙에 부는 '코리아 파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두시간도 채 안되는 곳인 중국 산둥반도의 옌타이시와 위해이시를 거닐다 보면 '한국상품(韓國商品)'이라는 간판을 내건 가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띤다. 이 상점들은 한국의류와 상품만 전문으로 파는 곳. 모두 중국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중국 대륙에는 최근 1~2년새 한국상품점이 부쩍 늘어났다. 베이징, 상하이는 물론 지방 관광지 곳곳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사무소의 최의현 전문 연구원은 "메이드인 코리아 상표만으로 소비자의 구미를 끌어당길 정도로 코리아의 브랜드 파워가 커졌다는 징표"라며 "현지 주재원 대부분이 언론보도 이상의 한류 열기를 느낄 정도"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도 한류 열풍으로 시작된 한국 브랜드 파워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인민일보는 지난해 11월4일 '한국바람(韓風)이 분 후에'란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 문화는 민족적인 멋을 재현하고 전통문화 자원을 발굴해 동방문화 특유의 멋과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며 진지한 평가를 내렸다. 인민일보는 특히 "(중국내) 한국 문화열기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신선함 혹은 신비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는 중국인들이 한국 문화와 '메이드 인 코리아'상품을 통해 문화ㆍ소비생활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경제 한류(韓流)의 현장 부쩍 높아진 한국의 위상은 인기 연예인이나 한국음식등 문화 분야뿐 아니라 정보기술(IT)로드쇼와 상품전시회등 경제 현장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작년말 국내 60여개 기업이 참가했던 상하이 '한ㆍ중 정보기술(IT) 로드쇼'. 한국의 선진화된 기술을 선보이고 중국파트너를 물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에는 하루 평균 1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려 들 정도로 한국의 IT산업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로드쇼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차이나텔레콤 등 4,000여개의 쟁쟁한 현지기업이 대거 참가했다"며 "한국의 IT산업에 대한 기본 지식이 풍부해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류 열풍을 중국 진출의 가속페달로 삼으려는 국내 기업들의 열기도 뜨겁다. 중국 대륙을 향한 스타마케팅(현지인에 인기가 높은 연예인을 동원한 마케팅), 꿈나무 마케팅(장학퀴즈 등과 같이 청소년층을 겨냥한 마케팅), 풀뿌리 마케팅, 귀족 마케팅 등 갖가지 새로운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류 열풍을 촉발한 연예인 안재욱의 인기를 활용해 중국에서 모니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화장품업체인 태평양은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의 백화점에서 메이크업시연회를 개최하며 한류 열풍을 고조시키고 있다. 또 농심 신라면과 오리온 초코파이, 미스터피자등도 한류 마케팅을 통해 현지 시장에서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 경제 한류의 실마리.국가 브랜드 한류열기 덕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데는 아직도 많은 고비가 도사리고 있다. 지난해 WTO(세계무역기구)가입으로 자유경쟁 시장체제에 들어간 중국은 이미 전세계 모든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한국풍에 대한 단순한 호감(문화 한류)만으로 메이드인 코리아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줄 경제 한류로 전환시켜 나가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류 바람이 불고있는 중국이 때마침 WTO에 가입해 우리로서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이 매력적인 국가라는 이미지를 지속ㆍ발전시키지 못한다면 일시적인 유행쯤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 한류를 경제 한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ㆍ기업 모두가 한마음으로 치밀하고,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별취재팀 김형기팀장 kkim@sed.co.kr 문성진기자 hnsj@sed.co.kr 이규진기자 sky@sed.co.kr 홍병문기자 goodlife@sed.co.kr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최원정기자 baoba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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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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