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노사함계 경기 "생산성도 크게 향상"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이후 산업현장에 축구열풍이 거세계 불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축구열풍은 노사 반목의 고리를 끊고 '노'와 '사'를 하나로 묶고 생산성 향상을 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 사내 축구회원 크게 늘어
월드컵 이후 사내 축구동호회 회원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축구회'의 경우 월드컵 전 회원이 50여명이었으나 현재 80여명에 달하고 있다. 회원가입 신청이 계속 되고 있지만 모임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추가 접수를 거절하고 있는 상태다.
응원 조직인 서포터스 결성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중공업 자재구매부문 전체 직원 300여명은 '울산현대'팀의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함께 모여 문수경기장을 찾고 있다.
자재구매부문 총괄 중역인 김수경 전무는 "직원들과 대화도 나누고 스트레스도 풀 겸 경기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사내 축구대회 열기 후끈
사내 축구대회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SK㈜ 울산공장의 경우 13개 축구 동호회, 300여명의 회원들이 지난 6월부터 월드컵 방식을 적용한 'SK㈜체육동우회 회장 배'사내 축구대회를 열고 있다. 주말을 이용해 열리는 이 대회는 오는 9월까지 장장 4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현대중공업 사내 축구대회는 전 사원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열전에 돌입한 이 대회에는 202개 팀, 4,000여명의 선수들이 3개월의 열전에 돌입했다. 가족 등 응원단 규모도 8만 여명에 달해 웬만한 국내 축구대회를 방불케 하고 있다.
또 한국프랜지공업㈜ 노사 양측은 수요일을 '스포츠데이'로 지정, 퇴근시간을 1시간 앞당겨 축구경기를 권장하고 있다.
◆ 생산성 향상 원동력
대구의 대표적인 벤처기업인 ㈜IC코리아(대구시 동구 신천동)는 월드컵 이후 매주 토요일이면 40명의 직원은 물론 7개 협력업체 직원들과, 고문 변호사ㆍ회계사까지 참여하는 축구잔치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들은 축구가 끝나면 어김없이 과일파티나 저녁식사를 통해 경영전반에 걸친 얘기를 나누는 등 부서간, 업체간 벽을 허물었다.
김남주사장은 "고문 변호사와 회계사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참여해 운동장에서 함께 뛰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 덕분에 2개월 만에 생산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축구로 다진 직원간, 협력 업체와의 결속은 새로운 사업영역 확장 등 매출신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 축구가 노사화합 주역
이 같은 축구 열풍은 노사화합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구조조정당시 파업사태를 빚었던 ㈜효성의 '효성울산 축구회'가 대표적이다.
이 동호회의 단장은 ㈜효성 구조조정의 실무책임자인 인력관리 팀장이고 노조부위원장과 해고자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민우(43ㆍ의료사 생산2팀)회장은 "함께 볼을 차고 땀을 흘리며 흉금 없이 얘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심이 깊어졌다"며 "쌓였던 노사간 앙금도 많이 씻겼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김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