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이라크 공격/이모저모] “대량살상무기 검증 받아라”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미국에 대해 이번 전쟁의 명분이었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사실을 입증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뿐 아니라 영국 역시 여러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열화 우라늄탄을 이라크 전쟁에서 사용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보유사실을 뒷받침할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해 궁지에 몰린 가운데 UN이 이라크에서 발견되는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별도의 검증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미국을 겨냥한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8일 “이라크에서 발견되는 어떤 대량살상무기도 신뢰성 확보를 위해 UN 사찰단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지난 주에도 “IAEA만이 이라크의 핵 무장 해제를 검증할 합법적 권위를 가진 유일한 기구”라고 밝힌 바 있다. 미ㆍ영 연합군은 이동 실험실까지 갖추고 생화학 무기를 찾아내기 위한 작업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군은 최근 카르발라 인근에서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물질을 획득했다고 밝혔으나 미 국방부는 8일 이에 대한 초기 검사 결과 결정적인 증거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군뿐 아니라 영국군도 이라크 전쟁에서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열화 우라늄탄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국제적 논란이 예상된다. 독일 제1공영 ARD 방송은 9일 영국군이 바스라 전투에서 이라크 전차를 파괴하기 위해 열화 우라늄탄을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열화 우라늄탄은 폭발시 발생하는 다량의 분진으로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켜 민간인들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국방부 역시 지난달 28일 이라크전에서 열화 우라늄탄 사용을 시인했었다. ○…미ㆍ영 연합군의 이라크 공격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오사마 빈 라덴의 것으로 추정되는 육성이 담긴 27분짜리 테이프가 지난 7일 공개됐다. 테이프는 무고한 이라크 어린이들을 죽이고 있는 미국과 영국에 대해 자살공격으로 대항할 것을 촉구했다. 빈 라덴의 육성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테이프를 번역한 아프카니스탄 사람은 몇 년 전 자신이 직접 빈 라덴을 만나 대화를 나눈 경험을 근거로 테이프 육성이 실제 빈 라덴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사망설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가디언지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 후세인과 그의 두 아들들이 지난 7일 미군의 공격에서도 살아남은 것 같다고 9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도 “영국 해외정보국(MI6)이 미 중앙정보국(CIA)에 후세인이 미국의 폭격 직전에 바그다드의 피폭된 건물에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군 B-1 폭격기는 후세인과 두 아들이 이라크 고위 정보 관리들과 바그다드 알 만수르 주거지역의 한 건물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는 정보기관의 첩보에 따라 그 건물을 폭격했었다. ○…일본 정부가 전후 재건 사업을 위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9일 일본이 이라크전 종결 및 복구 지원과 관련해 UN 주도의 전후 처리를 주장하는 영국과 연대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또 종전 후 이라크 과도 통치기구와 밀접한 연락을 취하기 위해 재건작업을 담당하게 될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ORHA)에 연락 요원을 파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정부는 후세인 정권 붕괴 후 발족할 미국 주도의 과도 통치기구에 일본인 고문을 파견해 줄 것을 타진했다고 교토통신이 9일 보도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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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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