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弱달러 세계 경제회복 암초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관련, 달러화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세계 경제 시스템 불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달러화 가치의 불확실성은 세계 경제 회복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달러화 강세는 그 동안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기반이었다. 각국 중앙은행은 외환 보유고 대부분을 달러화로 채웠다. 국제무역에 있어서도 달러화 거래 규모는 다른 통화를 압도했으며 금융ㆍ상품시장에서 거의 모든 자산은 달러화로 표시됐다. 달러화가 사실상 유일한 기축 통화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함으로써 세계경제 시스템의 안정성에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의 변동성 역시 급격히 커지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7일 미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이라크전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확인될 때 달러화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지만 주변 상황이 너무 불확실해 몇 달 정도를 더 지켜봐야 달러화 가치의 장기적인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아시아권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달러화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주요 변수로 지적됐다. 지난 수년간 미국이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에도 달러화가 강세를 유지한 것은 달러화를 선호하는 아시아 투자자들과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 덕분이었기 때문에 향후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컨퍼런스보드의 게일 포슬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가 달러화 강세와 안정의 핵심 변수”라며 "이는 아시아 각국이 대부분 거래를 달러화로 결제하는 달러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달러화 매도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며 달러화가 약한 통화로 체질이 변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의 스테이트스트리트뱅크의 스티브 창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약세 기조는 일본의 회계연도 시작점인 오는 4월 이후에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면서 “일본의 대형 투자기관들이 유로화 표시 자산이나 호주 달러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AWSJ은 달러화가 본격적인 약세 기조로 돌아설 지는 올해 중반쯤 결정될 것이라며 달러화 약세는 달러화 표시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기업들에게는 도움에 되겠지만 현재의 불확실성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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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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