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쉘 사장 필립 캐롤(해외 경영인)

◎91년 이익 고작 2천만불 작년 15억불 급증/텍사코 등 미 3대 석유사와 전격 합병주도지난 7일 쉘, 텍사코, 스타엔터프라이즈등 3대 석유회사가 합병에 합의했다는 뉴스는 미국 경제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그바람에 6천 포인트를 넘어섰다. 그러나 1백억달러 규모의 미 최대 정유회사 탄생에 쉘의 최고경영자 필립 캐롤(59)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알려졌을때 석유산업의 관계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면 능히 이런 빅 이벤트를 만들수 있다는 것이다. 쉘에 입사해 수십년동안 소위 기름 밥을 먹어온 골수파 「쉘맨」임에도 불구, 그는 석유산업의 변화를 가장 빨리 눈치 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다 정보기술의 급속한 진보로 석유산업은 재조정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상황인식이었다. 이때문에 그는 평소에도 대대적인 구조재조정과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창했다. 실제 이번 합병이 감독기관의 승인을 받을 경우 합병회사는 미국 전체의 1만8천개 주유소와 13개 정유시설, 수십개의 운송체계를 포함해 전체 시장의 18%를 차지하는 거대회사로 태어나게 된다. 이는 현재 최대 업체인 모빌사의 거의 2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국 석유산업의 판도를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3년 최고경영자에 취임하면서 그는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한다. 우선 전체 직원의 12%인 2만1천명을 감원했으며 천연가스, 정유, 화학제품등의 분야에서 아모코, 엑슨, 테자스 가스 등과 합작을 추진했다. 대부분의 합작사업이 올들어 발효했기때문에 그 결실에 대해서는 확언할수 없지만 경쟁업체와 업계의 분석가들은 캐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쉘은 변신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캐롤은 이런 개혁의 일환으로 이번 합병을 추진했다. 합병을 통해 비용절감효과를 얻을수 있을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특화가 가능할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지난해 쉘의 영업이익은 15억달러로 91년의 2천만달러에 비하면 엄청나게 약진한데다 올 상반기에도 20% 신장이라는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쉘은 6억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캐롤은 『수익성 향상만으로 만족할수 없다. 실질적인 성장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엑슨, 모빌, 세브론등 다른 석유회사들이 미국시장을 벗어나 성장속도가 빠른 외국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에 대비해 최근 멕시코만의 원전개발에 착수했으며 정보통신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2000년 이후를 대비해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년이 1년 남은 그는 비록 자신이 퇴직하더라도 그가 시작한 쉘의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한다.<온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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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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