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은 상장된 국내 대표 기업에 자금조달 및 투자수단을 제공하는 곳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은 최근 2~3년 내 가장 많은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5%가량 하락하며 러시아를 제외한 주요20개국(G20)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렀고 거래도 부진해 시장 활력을 잃어갔다.
이러한 모습은 개인투자자의 매매 접근성 차이에 따른 시장 역동성 저하도 그 이유가 될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유가증권시장은 지난해 개인 매매비중이 45%에 그친 반면 코스닥시장은 개인 비중이 약 2배 수준인 87%라는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또 코스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시가총액은 12%에 불과하지만 투자자 수는 국내 전체 투자자 508만명(2013년 기준)의 43%인 220만명에 달할 정도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매우 높다.
물론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과 핀테크(fintech)·사물인터넷(IoT) 등 창조경제의 직접적 수혜가 기대된다는 점도 코스닥시장에 활력을 넣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의 폭넓은 개인투자자 참여가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시장가치를 제고하는 선순환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개인투자자의 코스닥시장 접근성이 높은 데는 상장기업들이 액면분할을 통해 개인투자자가 부담 없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점이 크게 작용했다. 참고로 코스닥시장은 액면가 500원 이하의 저액면 주식 비율이 94%로 상장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유가증권시장은 45%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고가주가 우량주라는 인식을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의 경우 투자자 수요가 축소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유주식을 매도할 때 제값을 제대로 받기도 어려워 가격왜곡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액면분할은 시장에서 적정가격을 반영해줄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유동성이 낮은 고가주의 기업들이 액면분할을 활용해 기업은 물론 자본시장이 함께 활력을 되찾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