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했던 스티브 워즈니악이 방한했다. 그는 애플의 성공 비결은 기술보다는 감성에 있다고 했다. 애플은 창업 이래 줄곧 제품을 통해 ‘필스 굿(Feels good)’의 느낌과 감정을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하고자 노력해왔으며 이런 애플의 문화가 마니아 고객층을 형성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냥 ‘좋다, 옳다’는 마음, 즉 기능이나 효율 같은 이성적 판단보다는 ‘취향에 맞다, 마음에 든다, 기분이 좋아진다’와 같은 감성적 이유로 이뤄지는 구매는 만들기 어려운 만큼 쉽게 무너지는 일도 없다.
이처럼 논리적으로 설명이 쉽지 않은 고객의 감성적인 부분에 자극을 줘 제품 브랜드와의 유대관계를 강화시키는 활동을 일반적으로 감성마케팅이라 부른다.
베르나르 슈미츠에 의하면 고객은 경험에 의해 선택과 구매를 한다. 그는 브랜드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오감에 즐거움을 주는 감각적 경험과 고객에게 지적 호기심이나 흥미를 유발시키는 인지적 경험, 고객의 신체적 체험이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관련된 행동 경험, 그리고 고객의 자기 향상 욕구와 사회적 정체성을 얻고자 하는 관계적 경험 등 다섯 가지 경험 요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콜릿향이 가득한 아이스크림가게, 무지개 빛깔의 스파게티, 페퍼민트향과 라벤다향이 은은히 배어나는 양복,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는 백화점이 등장하고 커피뿐만 아니라 분위기를 파는 스타벅스나 디자인과 기능을 동시에 갖춘 보르도TV와 아이팟의 성공 등이 사례다.
고객들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의 흐름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 욕구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한 감성적 체험을 경험한 고객들에게 성공적으로 감성마케팅을 펼치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 교수는 고객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만들 줄 아는 기업만 살아남는다고 주장한다. 고객들의 ‘진심’에 귀를 기울이며 끊임없는 혁신으로 무장해야만 생존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스티브 워즈니악은 ‘예술가 같은 개발자’를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감성마케팅의 관건은 고객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얻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사랑에 빠진 연인이 상대에게 눈을 떼지 못하듯 고객을 끊임없이 주시하며 헤아리고 또 헤아리는 기업의 노력이 필요한 듯하다. 어떻게 하면 고객이라는 연인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가슴마케팅이 바로 감성마케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