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잔의 유혹

■한잔의 유혹 스티븐 브라운 지음/ 들녘 펴냄 알코올과 카페인은 생활의 활력소와 파멸을 부르는 늪이라는 두가지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 스스로가 몸에 안 좋은 알코올과 카페인을 찾는다는 점에서 모순적이지만 비이성적인 것을 충동질하는 알코올과 이성적인 것을 불러온다고 여겨지는 카페인을 동시에 찾는다는 점에서 더욱 이중적이다. 미국의 과학저술 수상자이자 TV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저자가 알코올과 카페인이 뇌와 몸에 미치는 영향과 작용 원리를 과학적이면서 문화사적으로 풀어놓았다. 예컨데 저자는 알코올과 섹스의 관계에서 알코올이 성적 반응을 지체시킨다는 과학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적당한 음주가 섹스에 이롭다고 생각하는 데 주목한다. 이는 과학적으로는 알코올이 신체의 반응를 더디게 하지만 섹스는 단순한 성기결합이 아닌 인간의 뇌가 관여돼 있는 고도로 복잡한 정신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밖에 프랑스인들이 심장병 발생률은 낮으면서 간 질환이 많은 이유, 불면증 치료에 알코올이 사용되는 이유, 흔히 지식인들의 음료로 비유되는 커피가 가진 허상 등이 유럽 역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과 사례들을 통해 소개된다. 저자에게 있어 대다수 사람들에게 기분좋은 흥분을 불러 일으키는 알코올과 카페인은 과거 아리스토텔레스시대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신비하고 예측불가능한 정령들이 살아 숨쉬고 있는 불가사의한 물질이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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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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