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수출 회복세·인플레 추이 따라 절상 시기 저울질할 듯

■ 中 위안화 절상 가능성 시사<br>내수 확대·자산버블 차단위한 고위 당국자 발언 잇달아<br>"위기이전 회복 2~3년 걸릴듯 절상, 시기상조" 시각 상존


중국 통화당국의 사령탑인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가 지난 6일 위안화의 달러 페그제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 시기를 놓고 본격적인 저울질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거행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정부업무보고나 6일 경제ㆍ금융 부처 장관 합동기자회견상의 인민은행 성명을 보면 올해 안정적 고속성장을 위해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공식적으로 '아직은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후의 비정상적인 환경 때문'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곱씹어볼 대목이다. 최근 중국 통화 고위당국자의 발언이나 위안화 절상에 대비한 스트레스테스트(충격실험) 시행 등 일련의 조치에서도 중국 정부가 내부적으로는 이미 위안화 절상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폭과 시기를 결정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는 쪽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위안화 절상 임박설 모락모락=중국 정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국 등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부당한 정치적 압박이라며 일언지하에 일축했다. 하지만 위안화 정책을 놓고 이번 달 들어 중국 고위통화당국자의 발언에서 부쩍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6일 저우 총재의 '위안화의 달러화 페그제 중단 가능성' 발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우 총재는 이날 지금의 위안화 환율정책이 정부의 이례적인 경기부양책에 따른 특수한(비정상적인) 정책이라는 것을 두 번씩이나 강조했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경기상황에 따라 언제든 현재의 위안화 정책이 폐기되고 과거의 복수통화바스켓제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수닝(蘇寧) 인민은행 부총재도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점진적이고 장기적인 위안화 절상은 중국에 도움이 된다"며 위안화 절상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중국 정부는 내수 소비 확대를 통한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수입가 하락을 통해 중국 국내 소비가 확대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며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시각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앞서 중국 통화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도 "중국과 선진국 간 내외 금리차 등을 겨냥한 국제자본의 중국 유입이 가속화하고 있어 자산버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위안화 절상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ㆍ수출지표 봐가며 절상 단행할 듯=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언제, 어떻게 절상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저우 총재가 6일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인플레 등 경제지표에 따라 신축적으로 절상 시기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전인대 경제부처 합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중국 수출이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으나 회복됐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보다 16% 줄었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에서 40%의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이 어느 정도 확실한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위안화 절상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정부 내에 상존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조만간 발표될 2월 인플레이션 증가율도 위안화 절상 시기를 결정 짓는 주요 변수다. 지난해 12월 플러스로 돌아선 인플레이션은 지난해와 올 초에 걸친 정부의 막대한 유동성 방출로 시차를 두고 가파른 급등 곡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수출 회복세, 인플레이션 추이 등 경제지표를 봐가며 적정 시기에 위안화 절상을 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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