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북경협 재원조달 '파란불'

남북경협 재원조달 '파란불'국제기구 "대북 경제지원" 잇단 표명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각각 북한 경제발전 기여 의사를 표명하고 북한 개발기금 설립 검토에 돌입함으로써 남북 경제협력 재원 조달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정부는 올초부터 독자적인 대북(對北) 경협지원은 자체적으로 감당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보고 정부·국제기구·국내 및 해외기업의 컨소시엄 방식을 통한 경협을 적극 추진해왔다. 특히 세계적인 경협 공조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북한의 국제기구 가입이 우선 필요하다고 보고 지원 의사를 공식 표방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같이 북한의 국제기구 가입에 역점을 두는 것은 IBRD나 국제통화기금(IMF) ADB 등 국제 금융기관이 대북 지원에 나서게 되면 경협의 안정성이 높아져 기업들의 경협 참여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IBRD와 ADB가 대북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점은 경협 활성화의 필요조건이 성숙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줘 희망적이다. 제임스 울펜손(JAMES D. WOLFENSOHN)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 6일자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 경제발전에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북한의 IBRD 가입을 추진할 뜻임을 시사했다. 이는 곧 IBRD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미국이 대량 출자를 무기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암묵적으로 국제금융기구의 대북 경제지원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의 국제기구 가입과 경협 자금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등 북·미 관계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공을 들여 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IBRD의 대북 지원의사 표명을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당근책을 띄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ADB(총재 지노 다다오·千野忠男)도 북한에 대한 장기저리 융자를 위한 개발기금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도쿄(東京)신문이 25일 대장성 당국자를 인용, 보도함으로써 국제 금융기구의 대북 첫 금융지원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는 북·일 수교가 이뤄질 경우 일본이 북한에 식민지 배상금 형태로 50억~100억달러선의 경협지원을 할 것으로 보고 북·일수교협상도 적극 지지해왔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 금융기구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경제체제의 정비 등 선행과제도 만만치 않아 난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ADB는 대북 기금 추진과 관련, 『당분간 의료·농업 등의 기술협력지원에 수억달러를 조성할 전망이지만 도로와 다리·발전설비 등 사회간접자본시설 지원은 북한체제 정비와 자금조달 정도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따라서 제한적인 경제개방을 토대로 경제발전을 꾀하는 북한이 국제 금융기구의 경제체제 정비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태섭(李泰燮)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금융기구가 북한에 경제현황의 투명한 공개와 정책변화 및 제도개혁을 요구할텐데 북한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고광본기자KBGO@SED.CO.KR 입력시간 2000/07/25 18:0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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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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