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규하 前대통령 서거] 헌정사상 최단명 '비운의 대통령'

박 前대통령 서거후 대통령 취임 → 신군부 압력으로 8개월만에 하야<br>서울대 교수로 사회첫발…외무장관·총리등 역임

1979년 12월 제1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이듬해 8월 하야까지 7개월 남짓 대통령직을 유지해 헌정사상 최단명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63년 외무부 본부대사로서 일본 외상을 방문해 한일어업협정 문제를 논의하는 모습.

75년 12월 청와대에서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총리서리 임명장을 받는 모습.

98년 김대중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전직 대통령들과 기념촬영.

2004년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병문안을 온 장면.

22일 서거한 최규하 전 대통령은 12.12와 5.18 등 불행한 한국 최근세사의 중심무대에 있으면서 80년 신군부에 의해 이용된 후 철저히 배제되면서 중앙정치무대에서 사라졌던 ‘비운의 대통령’이었다. 아호가 현석(玄石)인 최 전 대통령은 1919년 7월16일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다. 경성제1고보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도쿄 고등사범학교 영문과를 마친 뒤 만주국립대 대동학원을 졸업했다. 최 전 대통령은 해방되던 해인 45년 서울대 사범대 교수로 취임했으나 이듬해 중앙식량행정처 기획과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관직생활에 첫 발을 디딘 뒤 51년 농림부 농지관리국장 서리를 거쳐 외무부 통상국장으로 발탁되면서 전문 외교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는 52년 주일대표부 총영사, 59년 주일대표부 공사 및 외무부 차관, 63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외교담당고문, 64년 말레이시아 대사를 거쳐 67년 외무부 장관에 기용되는 등 외교관으로 ‘승승장구’했다. 71년 대통령 외교담당 특별보좌관에 취임해 72년 11월과 73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남북조절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평양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70년 한국외국어대학에서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국제회의 참석만도 67년 22차 유엔총회 수석대표를 비롯, 30여회에 이를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최 전 대통령은 유신체제의 서슬이 시퍼렇던 4공화국 시절인 75년말 국무총리 서리를 거쳐 이듬해 국무총리로 임명돼 79년까지 4년간 국무총리직을 수행했다. 79년 10.26 사태로 박 전 대통령이 갑자기 세상을 뜨면서 대통령권한대행에 오른 뒤 같은 해 12월6일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간선으로 대통령에 피선됐으며 전두환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주도한 신군부의 12.12 사태 직후인 같은 달 21일 제10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그러나 이듬해인 80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겸 중앙정보부장 서리가 중심이 돼 5ㆍ18 사태가 터지는 등 혼돈의 회오리가 계속되면서 최 전 대통령은 신군부의 위세에 눌려 결국 그 해 8월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했다. 4공화국과 5공화국 사이의 진공상태에서 대통령직에 올랐다 결국 신군부에 떼밀려 대통령으로서의 정상적인 권한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다 8개월이 채 안되는 대통령직을 마감하게 된 것. 헌정사상 최단명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도 같이 떠 안았다. 실제 대통령 의전일지 등에 따르면 신군부가 5.17 비상계염령을 전국으로 확대한 이후 같은달 31일까지 최 전 대통령이 공식행사에 참석하거나 각료, 군관계자 또는 민간인을 면담한 기록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이 미미했다. 또 96년 공개된 미국측의 12.12 사태 및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비밀문건에 의하면 최 전 대통령은 미국측으로부터 대통령 선출 직전 약 1년만 재임할 것을 요구받기도 했으며, 재임 후 개헌을 추진했지만 곧 이은 퇴진으로 성사되지는 못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99년 회고록에서 최 전 대통령에 대해 “헛된 욕심과 좁은 시야에 갇혀 민주화를 지연시켰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 서거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1∼3대ㆍ65년), 박정희 전 대통령(5∼9대ㆍ79년), 윤보선 전 대통령(4대ㆍ90년)에 이어 4번째이다. 그는 박정희 전대통령 등과 달리 천수를 누렸지만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최단명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홀홀이 사라졌다. ▦강원도 원주 ▦경성 제1고보 ▦일본 동경고등사범학교 ▦만주대 ▦서울대 사범대 교수 ▦외무부 통상국장 ▦외무부 차관 ▦외무부장관 ▦국무총리 서리 ▦대통령 권한대행 ▦10대 대통령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의장 ▦국정자문회의 의장 ▦민족사 바로찾기 국민회의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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