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남 돕는다는게 너무 기뻐요"

김춘희 할머니, 기초생활지원금 모아 500만원 기부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김춘희(82) 할머니 앞에서는 예외가 돼야 할 것 같다. 지난 1945년 이북에서 혈혈단신 월남한 김 할머니는 생선이나 떡을 파는 행상을 하며 가족 없이 평생을 홀로 힘겹게 삶을 꾸려왔고 지금은 국민기초생활보호 수급권자로 매달 약 38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근검절약이 몸에 밴 김 할머니는 전기세가 아까워 불도 잘 켜지 않고 끼니는 인근 복지관에서 보내주는 도시락으로 해결하며 지원금의 대부분을 쓰지 않고 모았다. 이렇게 해서 모은 돈 500만원을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가재환)’에 기부했다. 2006년 12월에도 평소 절약을 통해 모은 돈 300만원을 기부했고 자신의 전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전세금 1,500만원도 이미 2005년 1월 유산으로 기부해놓은 상태다. 김 할머니는 “이웃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다”며 “남을 돕는 재미는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다. 모금회의 한 관계자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매년 기부를 하셔서 감사하지만 죄송한 마음도 들어 받아야 할지 많이 망설였다”면서 “‘이번이 마지막 기부가 될 것’이라는 말씀에 이번에도 받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모금회는 김 할머니를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말까지 62일 동안 펼치는 ‘희망 2008 나눔캠페인’의 제34호 ‘행복 나누미’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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