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유통 경로로 인터넷 쇼핑몰, TV홈쇼핑 등 온라인 판매 채널이 급부상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인터넷 몰과 TV홈쇼핑 업체들이 올린 매출 규모는 드러난 부분만도 5,5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2002년 화장품 시장 규모가 5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전체의 10% 정도를 온라인 유통이 차지한 셈이다.
◇인터넷쇼핑몰 =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2002년 사이버 쇼핑몰 통계조사`에 따르면 사이버 상에서의 화장품 거래액은 2,775억원. 2001년 801억원 대비 246.3%나 급신장한 수치로 주요 사이버 거래 품목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가격 갈등을 빚는 가운데서도 상위 사는 500억원 대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무섭게 성장했다. 또한 화장품 전문 인터넷 몰 업체들은 `사이버코스메틱연합회`라는 단체까지 조직해 유통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가격파괴`를 최고의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화장품 전문 쇼핑몰의 수는 현재 야후코리아 등록 기준으로 553개나 된다.
전문 쇼핑몰 뿐만 아니라 종합 쇼핑몰에서도 화장품 판매액은 점점 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올해 지난 해 대비 2~3배 이상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TV홈쇼핑 =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화장품은 발라보고 사야 한다는 통념이 깨지면서 TV홈쇼핑 화장품 판매도 급신장하고 있다. TV홈쇼핑 5사는 지난 2002년 약 2,700억원 어치의 화장품을 판매했다.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수입 제품을 고가에 내놓는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국내 유명 브랜드 제품도 속속 가세하면서 LG홈쇼핑 1,330억원, CJ홈쇼핑 900억원, 현대홈쇼핑 298억원 등 관련 업체들은 화장품 판매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2001년 대비 2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던 홈쇼핑 업체들은 올해도 7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이 화장품 유통 채널로 떠오르자 화장품 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전용 브랜드 출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해 LG생활건강이 홈쇼핑 전용 브랜드 `에피카`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엔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인 태평양 등 몇몇 업체들도 홈쇼핑 전용 브랜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의 성장 속도에 비해 화장품 업체들의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보고 있다.
온라인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 소비층인 20~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구매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지고 있다”며 “반품률도 다른 제품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온라인 유통에서 화장품 매출 증대는 유통 업체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